작년 10월부터 한 없이 무너진 자존감을 찾기 위해 걷기와 책을 함께하며 어느새 1년의 시간이 흘렀다.
대략 6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정신적인 고통으로부터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었고, 꾸준히 해온 걷기로 인해 건강 관리는 물론 오디오북은 어느덧 종이책과 전자책의 벽을 넘나 들며 120권이 넘는 책을 접하게 되며 삶의 목표까지 설계하게 된다.
늘 한 굴레에 갇혀 주저앉고 일어서길 반복하다 일상을 벗어난 새로운 시도와 도전은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과 체력을 선사해주고 있음이 느껴진다.
올 초 새해 첫 목표가 50km가량 되는 장거리 도보 여행이었다.
말이 여행이지 강 추위 속에 내가 갈 수 있는 범위는 한정되어 있었고, 집을 나와 내가 살던 수원을 한 바퀴 돌아 다시 돌아 복귀하는 코스였다.
언 10시간 넘도록 걸으며 수 도 없이 포기하려는 내 자아와 맞서 싸워 끝내 첫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집에 와 발가락 사이 찢기고 터진 상처와 물집들을 보며 해냈다는 기쁨은 잠시 다시금 정신적 고통은 나를 나약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독서량이 늘어나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며 점차 나약했던 정신력도 강해짐을 느끼게 되었고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은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었으며, 쉽게 상처받지 않는 나 그리고 내 존재의 가치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시도들은 나를 들끓게 만들고 나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이 되고 있음을 절실히 느꼈지만 이도 익숙해질 무렵 마지막 산행에서 큰 가르침을 얻게 되었다.
결국 익숙함에 나태해져 만만하게 보고 오른 산행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초래하며 결국 삶 또한 같은 이치로 돌아감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중요한 건 구체적인 내 삶의 목표와 계획에 대한 실행이다.
언 1년간 내가 해왔던 시도들을 돌이켜 보면 지금 직장에서 영위를 누리고 정년퇴직까지 잘 버텨보자가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치열함 속에 내가 성장하고 그만큼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게 약육강식의 이치라지만 너무도 오래도록 안일하게 내 안위만을 생각하며 지내왔다는 게 비로소 후회되고 이제라도 늦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다.
험한 여정이 될 수 있겠지만 행복을 만들고 나눌 수 있는 삶을 찾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가보련다.
그리고 산이 내게 조언해주었다. 정신 바짝 차리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