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조건은 화려했지만, 내 존엄은 거기 없었다
택시기사: Sir, This address...it's a bit unclear? (사장님? 주소가 좀 정확하지 않아서요?)
막말남: "Can't you even follow simple directions?" (단순한 지시도 따를 수 없어?)
여자: "And just like that... my 'business class' flight was cancelled." (그렇게… 내 '비즈니스 클래스' 비행이 취소되었어.)
1인분에 16만원이라던 갈비는 속에서 얹힐 것 같았다.
1만 6천원짜리보다 못한 식사였다. 적어도 나에겐.
"재미나이씨, 타세요. 오늘은 제가 술을 마셔서 택시로 모셔다 드릴게요."
그가 벌건 얼굴로, 세상 모든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듯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투자자들 만나는 골프는 술을 안 마시기가 힘들어요.
내가 이렇게 바쁜 사람이랍니다. 하하하하하. 우리 회사 곧 상장할 것 같아요.
재미나이씨, 우리 주식… 사둘래요?"
그는 아주 은밀한 '인생 역전 정보' 라도 가르쳐준다는 듯,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지금 한 3천 있어요? 그걸로 사면…"
"아, 저 주식 몰라요. 아니, 안 해요."
우리 엄마가 그랬지. 주식 이야기하는 놈들은 초반에 끊으라고.
잔소리 같던 엄마의 충고가 나에게 이렇게 통하는 날이 오다니!
피식 웃음이 났다. (속으로 '엄마, 역시 주식과 막말은 세트였군요!'라고 외쳤다.)
"안타깝네. 나중에 돈 좀 있으면 말해요. 하하하하하."
그는 나의 어깨를 슬쩍 잡았다.
그의 손에서 왠지 '돈 냄새'가 아니라 '무례함의 찌든 내' 가 나는 것 같았다.
"재미나이씨, 어때요? 저랑 만나보니까? 이제 골프도 좀 배워요.
저랑 미국으로 골프나 치러 갈래요?
마침 거기서 내가 만날 사람이 있는데 재미나이씨가 간다면 내가 비즈니스석으로…."
"사장님, 여기가….. 맞나요?" 택시 기사님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찍힌 주소를 보며 막말남에게 조심스럽게 묻는 모양이었다.
"아이씨, 그걸 못 알아들어 처먹어…"
그 순간, 나는 모든 것이 선명해졌다.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깨달음이 섬광처럼 스쳤다. '
잠깐! 내가 설마 저런 남자와 돈 때문에 엮일 뻔했다니!'
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차가운 소름이 쫙 돋았다. '
만약 저 돈이 내 돈이었다면 모를까, 남의 돈 때문에 내 영혼까지 팔아 넘길 뻔했다니!'
나는 아찔했다. 내 안의 '자본주의 하이에나' 가 잠시 이성을 잃었던 것이다.
우리는 종종,
눈부신 숫자와 화려한 말에 마음이 흔들립니다.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겉모습을 걷어낸 끝에서
우리가 다시 붙잡아야 하는 것은타인의 조건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나 자신인지도 모릅니다.진짜 비즈니스석은,
내 가치를 지켜내는 삶의 자리니까요.
"And just like that… my business class flight was cancelled."
그렇게 내 비지니스석 비행기표는 취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