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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보자동차코리아 Nov 26. 2021

아직도 볼보의 ‘플로깅’이 낯선 당신에게

가끔 한강변을 산책할 때가 있습니다. 천천히 걸어서 다리를 건너기도 하고 둔치를 걷기도 합니다. 일을 하다가 머리가 꽉 막히거나 어쩐지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은 저녁, 산책보다 더 신속한 전환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한강에 나갈 때마다 놀라는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아요. 토요일 아침, 금요일 밤, 월요일 밤에도 각자의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나갈 때마다 물어보고 싶었어요. 주말 아침인데 뛴다고요? 약간의 늦잠이 필요한 시간 아닌가요? 금요일 밤인데? 친구들이랑 한 잔 하고 싶지 않으셨어요? 월요일 밤인데 피곤하지 않으세요?

개인 방역수칙은 또 얼마나 철저하게 지키시는지. 혼자서 혹은 둘이서. 모두 마스크를 하고 몸을 풀거나 달리는 식으로 너무나 건강하게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느슨한 옷차림으로 한강에 갔던 저는 음악을 들으면서 벤치에 잠시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것 같았거든요. 속으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옷만 갖춰 입고 나왔어도 한바탕 뛰고 들어가는 건데.’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건강한 흐름 사이에 좀 묘한 사람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달리다 멈추는 사람들, 어깨에 아주 가벼운 주머니를 걸고 나온 사람들이었어요. 저는 유심히 보기 시작했습니다. 조깅이란 흐름과 호흡이 중요한 거니까요. 달리다 멈추면 흐름도 호흡도 끊기게 마련이죠.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유를 깨닫게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죠.

달리다 멈춘 사람들이 허리를 굽힌 지점에는 쓰레기가 있었습니다. 누가 먹다 버린 캔 이나 페트병. 심지어 담배꽁초나 치킨 박스 같은 것들이 있던 자리였어요. 달리던 사람은 그 자리에 멈춰서 허리를 굽히고 쓰레기를 주워 가방에 담았습니다. 그러고 다시 달리기를 계속했죠.

한강에서 목격한 플로깅의 현장이었습니다. 거짓말 같죠? 저도 놀랐어요. 하나의 자동차 브랜드가 시작한 캠페인이 이렇게까지 일상적으로 시선에 들어올 줄 몰랐습니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헤이, 플로깅’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한 건 지난 2019년이었습니다. 벌써 3년 째죠. 헤이는 스웨덴 식으로 ‘Hej’라고 씁니다.

‘헤이, 플로깅’은 스웨덴에서 시작했어요. 5년 전, 2016년에 에릭 알스트롬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남자의 행동으로부터 시작된 캠페인입니다. 아주 심플해요. 에릭 알스트롬은 어느 날 문득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줍다’라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과 조깅(Jogging)을 합쳐 쓰레기를 주우면서 달리는 ‘플로깅’을 만들어 알린 거예요. 에릭 알스트롬은 이렇게 말합니다.

“플로깅은 보물 찾기와 같습니다. 달리기의 움직임과 에너지를 더한 플로깅은 새로운 차원의 운동이 됩니다. 2050년이면 바다의 물고기 수보다 플라스틱이 많아져요. 야생동물도 플라스틱 때문에 죽고 있죠.”
에릭 알스트롬에 따르면, 그가 플로깅을 알리고 행동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에도 사회적인 비용이 들어가죠. 플로깅은 그 비용을 아낄 수 있게 합니다. 게다가 일단 깨끗해진 환경에서는 우리가 서로를 조금 더 신뢰할 수 있게 돼요. 조금 더 넓어진 마음으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거죠.

너무 이상적인 말처럼 들리죠저도 처음에는 그랬어요하지만 전 세계가 호응하고 있습니다이탈리아에서는 플로깅 월드 챔피언 십이 얼리고 있어요한국에서는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캠페인을 이끌고 주한 스웨덴 대사관이 후원합니다볼보자동차코리아는 플로깅 한정판 패키지도 만들었어요가벼운 친환경 소재의 브룩스 반집업 재킷플로깅 장갑재사용 플로깅 가방생분해 플로깅 봉투로 구성한 한 세트의 가격은 2만 5천 원. 딱 3천 개 한정이었습니다반려동물과 달리는 펫 플로깅을 위한 친환경 펫 플로깅 풉백도 1천 세트를 만들었어요. 11월 8일부터 9일까지만 판매했는데 깨끗하게 다 팔렸습니다판매금액은 기부자의 이름으로 환경재단에 기부했습니다놀랍죠?

그러고 보니 제가 한강 벤치에 앉아 있을 때 플로깅 중이었던 한두 명 정도는 ‘헤이 플로깅’ 웹사이트에서 봤던 검은색 재킷을 입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왼쪽 가슴에 ‘VOLVO’라고 쓰여 있는 걸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하지만 아무려면 어때요? 옷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스웨덴에 사는 한 남자의 아이디어와 에너지로부터 시작한 이 캠페인이 한국까지 전해졌다는 사실. 꽤 많은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일으켰고, 덕분에 도시가 조금 더 깨끗해졌고, 저처럼 그저 산책하던 사람의 마음속에 ‘나도 한 번 달려볼까’ 하는 의지를 심어줬다는 사실이에요. ‘나 혼자 쓰레기 좀 줍는다고 도시가 깨끗해지겠어?’ 생각했던 냉소가 아주 조금씩, 하지만 확실하게 녹아가고 있다는 사실이죠.

아직도 잘 모르겠는 분들은 당장 인스타그램 앱을 켜고 해시태그 검색을 해보세요. #헤이플로깅 #볼보플로깅 #플로깅 이 세 가지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 멋진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는 걸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고 밝은 표정,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지구가 위기라는 말은 너무 많이 듣고 있죠. 뭔가 하긴 해야 할 것 같은데, 개인 차원의 변화는 미미할 것 같아 냉소에 빠진 분들도 많이 계실 거예요. 하지만 언제나, 모든 거대한 변화는 개인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행동하는 개인에 집중하고 응원하며 신뢰하는 거예요. 이것이 ‘HEJ, PLOGGING’이라는 낯선 단어 뒤에 숨어 있던, 건강하고 멋진 스토리의 배경입니다.

2021년의 캠페인은 11월 11일부터 11월 21일까지였습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이 기간 안에 업로드한 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선물을 마련했어요. 하지만 캠페인이 끝난다고 달리기가 끝나겠어요? 앞으로도 참 많은 분들이 건강을 위해 달리고, 환경을 위해 줍는 모습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올겨울에는 저도 한 번 뛰어볼까 해요. 운동은 어차피 해야 하고, 기왕 뛸 거라면 나만의 의미와 재미를 찾는 것도 좋잖아요? 어제보다 조금 더 건강해지는 나, 조금 더 깨끗해지는 우리 동네와 지구를 위해서요.
 
글/ 정우성(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더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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