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엄마를 기다려요

(1) 델핀이의 임시 엄마가 되다.

by 잡곡자매

보리를 입양하는 과정에서 많은 유기견 커뮤니티와 동물보호단체에 가입하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며 수많은 개들의 안쓰러운 사연을 보았다. 보리를 데려오고 나서는 오히려 그 관심이 더더욱 커져 마치 또 입양할 강아지를 찾는 사람처럼 매일 유기견들의 소식을 보러 들락날락거렸다.


그중에서도 체계적으로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유기동물 봉사단체가 있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카페에 접속해서 웬만한 개들의 이름과 성격과 사연은 사진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많고 많은 사연 중에서 마음이 쓰이는 '델핀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델핀이의 첫인상


델핀이는 겁먹은 것처럼 두 귀가 길게 쳐지고, 갈색과 검정이 골고루 섞인 털을 가진 보리와 비슷한 연배의 강아지였다. 소개글에는 '작고 마른 몸으로 다리 골절과 폐렴을 겪고 병원에서 치료를 끝냈지만 11월 겨울에는 보호소로 들어가야 한다'고 쓰여있었다.



어느 날은 델핀이의 이름을 검색해서 이전에 올라온 소개 글을 모두 찾아보는데, 첨부된 사진 한 장을 보고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다. 병원의 스테인리스 철장 안에서 깔때기를 끼고 웅크려 자고 있는 사진이었는데, 아마도 폐렴이나 다리 골절 치료를 위해 입원했을 때 찍힌 사진인듯했다.

가족의 품에서 한창 까불며 사랑받으며 자라야 할 어린 강아지가 회복이 필요한 몸을 뉘일 따뜻한 방석 하나 없이 차가운 철장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마음이 아리던지..고단한 수술과 치료를 마치고 잠들어 있을 델핀이를 당장 안아주고 싶었다.

마음이 아팠던 델핀이의 병원사진



또 다른 도움의 방법, 임시보호


카페의 여러 글을 읽다 보니, 입양을 하지 않고도 '임시보호'라는 것을 통해 유기견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임시보호라 하면 말 그대로 입양을 가기 전까지 '임시로 보호'해주는 개념으로, 가정견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람과 함께하는 생활에 익숙하도록 알려주고, 수많은 개가 모여있는 보호소에서보다 건강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케어 받으며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남편에게 델핀이의 사진과 함께 임시보호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다. 혹시나 반대하면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메신저 답장이 왔다.

"많이 고민해보고 결정한 거지? 그럼 하자."


정말로 고마운 대답이었다.



임시보호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주말에 델핀이를 데리러 가겠다고 약속을 잡았다.



인스타그램 @vorrrrry_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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