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다시 듣고 싶다
여기, 이곳에서
다른 방향의 바람을
청반바지 슬리퍼 반짝이던 모래 이상한 농담 어설픈 불안까지
그때 우리가 버리고 나왔던 그 휴지통을 찾을 수 있을까
태양을 벗기고 수박을 쪼개고 잔디를 깎다
툭하고 머리에 두른 수건이 힘없이 떨어질 때
그 흔들림의 끝을 동여맨 자리에서
문득 그 여름 생각이
그때 나는 네 손을 쥐었던가
쉴 새 없이 바람이 불었고
모자가 없던 우리
그을린 목소리로
부서져라 불렀던 노래들
내가 살았던 시간은
내가 없는 것만 같고
듣는다
마트에서
그 노래
진열된 물건처럼
시간이 멈추고
네가 전부 사라지는 동안
네가 모든 것이 되는 걸 본다
다음 계절로 넘어가지 못한 태양처럼
나는 수박을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