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 박용운
말보다 큰 침묵이
하늘에서 내려온다
서두르지 않는 흰 마음들이
서로의 어깨를 덮으며
이름 없는 온기를 만든다
길 위의 발자국도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잊고
지붕과 나뭇가지,
지친 하루의 굴곡까지
모두 같은 얼굴로 바꾸는 동안
나는 알게 된다
세상은 가끔
이렇게 아무 죄도 묻지 않고
다시 시작하게 해 준다는 것을
함박눈이
오늘을 지운다
내일이 쉽게 아프지 않도록
말이란 나름의 귀소본능을 가진다. 들어야 마음을 얻고, 말이 적으면 근심이 없다고 했다. 말은 마음의 소리이고, 큰 말에는 힘이 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 말에 품격이 들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