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벚꽃처럼 살고 싶다
나는
벚꽃처럼 지고 싶다.
화려하게 피었다가
조용히 사라져도,
그 한순간만큼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
그런 인생이면 좋겠다.
매년 돌아오는 벚꽃은
늘 같은 자리에 피지만,
사람들은 그 속에서
새로운 기쁨을 찾는다.
웃음이 피어나고
손을 맞잡고
기억을 남긴다.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내가 벚꽃이라면 어땠을까?”
누군가의 하루에
설렘이 될 수 있는 존재라면,
그 삶도 괜찮지 않을까?
혼자의 삶도 좋다.
하지만
함께 웃는 기쁨은 더 크다.
혼자 피는 꽃보다
함께 웃게 하는 꽃이 되고 싶다.
2. 우리는 이미 누군가의 기쁨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혼자 있는 삶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벚꽃 아래에서 깨달았다.
진짜 행복은
누군가를 위해 피어나는 데 있다는 것을.
세상에 태어났을 때
나의 첫 울음에
누군가는 눈물을 흘렸다.
그 순간,
나는 누군가의 전부였다.
부모님의 두 손에 안겨
작은 온기로도
감동을 주는 존재였던 나.
우리는 모두
처음부터
누군가의 기쁨이었고,
기적이었고,
사랑이었다.
기억하자.
그 시작을.
3. 꽃으로 피어나기까지
세상에
가치 없는 존재는 없다.
다만,
아직 피어나지 않았을 뿐.
우리 마음속엔
하나씩 씨앗이 심겨 있다.
그 씨앗은 기쁨이고,
사랑이며,
환희다.
도토리는 작지만
거대한 나무가 된다.
사람들이 뭐라 해도
나는 나무라고 믿어야 한다.
꽃은
자신을 꽃이라 불러야
비로소 피어난다.
나는 꽃이다.
열매 맺는 꽃,
달콤한 향기를 전하는 꽃,
사람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히는 꽃.
그리고,
그 사실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
그러니,
주저 없이 말하자.
나는 꽃이다.
지금도 피고 있는 존재다.
4. 벚꽃 속에서, 사람 사이에서
카페 안에서
창밖을 바라본다.
벚꽃길을 걷는 사람들.
사진을 찍고, 웃고, 함께 있다.
행복은
카페 안이 아닌
벚꽃 앞에 있다.
감정은
이해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그 안으로 들어가야만
진짜 봄이,
진짜 내가 느껴진다.
마주 앉은 대학생이 말했다.
“오늘 손님이 없었어요.
벚꽃 축제 때문이래요.
사장님이 기운이 없으셨어요.”
누군가 웃는 그 순간,
누군가는 울고 있다.
벚꽃 하나로는 부족하다.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함께 있어야,
함께 걸어야,
진짜 봄이 온다.
꽃이 진 자리엔
사람이 피어난다.
사람이 있어
꽃이 더 아름답고,
꽃이 있어
사람도 빛난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 되고 싶어 한다.
달이 되고 싶어
달에 앉고,
벚꽃이 되고 싶어
꽃을 배경 삼는다.
그 욕망 속엔
허영이 아닌
희망이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날엔
기억하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그리고,
당신은
이미 피어 있는
그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