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안티구아 라 에르모사 옐로우 버번 골든 허니
중남미의 묵직함을 담당하는 커피.
몇 년 전, 일본 긴자 거리에 있는 아주 오래된 카페를 갔었다.
4시까지만 오픈하는 이 카페는 처음에는 시간이 늦어 헛걸음을 했었고, 두 번째 방문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오래된 카페답게 전체가 나무로 된 인테리어는 시간의 때가 켜켜이 쌓여 그 오묘한 빛깔 자체로 중후함이 이런 거야, 말하는 듯했다.
작은 에스프레소 잔들과 핸드드립 잔들이
세월의 이야기들을 담고, 벽면 가득히 사이좋게 앉아 있었다.
흘러나오는 일본풍 째즈에 리듬을 타는 듯한 사람들의 소근소근거림.
달콤한 향을 내뿜는 시가의 냄새와 뿌연 연기.
턱시도를 입고 끓인 주전자의 물로 무심한 듯 평범하게 내려준 커피.
밤색이 너무 진해 검은색을 띠기까지 한 작은 잔의 커피 한잔.
바로 과테말라 안티구아였다. 스모키 한 향이며 묵직하고 쓴듯한 맛이 카페와 참 잘 어울렸다.
유럽에 문인들이 드나드는 오래된 동네의 허름한 카페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순간의 모습들이 그림이 되어 액자로 벽에 걸려있었다.
그 그림 속에 나도 앉아 한 몫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