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많은 영화와 드라마, 소설 등을 본다.
오늘은 이재, 곧 죽습니다. 라는 시리즈의 결말부가 올라와 곧 보고 왔고 내 남편과 결혼해 줘 2편도 보았다.
이청준 소설가의 구두 뒷굽이라는 플롯을 공부했고,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의 1부 1장을 읽고 있다.
그러면서 나는 계속 어제 두 번이나 돌려본 ‘호민촌 살인사건’이라는 쯔꾸루 게임의 진범이 왜 그 일까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
이 모든 이야기에는 결말이 있다. 처음에 여러 갈래 엉킨 실타래처럼 보이던 것은 한 지점을 향해 간다. 나는 그걸 마치 수렴된다고 느끼는 것 같다.
우리 인생이 한 지점을 향해 수렴되듯 모든 이야기도 그렇다.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한 블록버스터나 잔잔한 물가에 앉아 낚시를 하는 이야기도 결말부에 다다라서는
결말을 내야 한다는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을 결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결말을 내야 한다는 결말 없이 결말에 도달해 버리면 그 또한 결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말하다 보니 인생이야기로 흘러가는 나의 에세이는 어떤 결말에 도달할 것인가. 쓰는 나도 무척 궁금하다.
무슨 말이냐면 인생이 성공이나 실패라는 결말을 내야 한다면 죽음을 마주하게 됐을 때, 그것을 결말이라고 부를 수 있냐는 궁금증이다.
죽음은 그 자체로 끝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어쨌든 이 인생도 가다가다 보면 결말부에 다다라 있을 텐데 혹은 원치 않은 결말이라고 할지라도 거기에서 나는 어떨까.
어쩌면 성공도, 실패도, 죽음도 그런 게 아닌 그저 0의 값으로 수렴되는 것은 아닐까.
아무 생각도 아무 느낌도 고통도 기쁨도 없는 한 지점으로 수렴.
요즘 자기 계발 서적가(?)에서 퓨처셀프라는 책이 유명한듯 하다. 미래에서 온 나는 현재의 나에게 해주는 조언(잘못 이해했을지도)이라고 해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미래이건 먼 미래이건 미래에서 온 나는 그보다 먼 미래의 어떤 지점에 대해서 알고 있을까.
이러다 보면 밤을 새울 것 같아 각설.
정말이지 끝이 없다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