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지 않는 건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요
글을 쓴다. 별 이유 없었던 눈물이나 깊어지는 밤, 혹은 지나쳐버린 시간에 대해서 글을 쓰곤 한다. 백 개의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을 자랑하듯 드러내지 않는 글쓰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이 글들을 통해서 나 자신을 치유하는 법을 배운다.
이 모든 세상의 메시지들을 사랑한다. 어느 하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지 않은 것이 없다. 날 선 감정들을 담고 있는 사람들, 말을 할 줄 모르는 작은 동물들, 심지어 삶을 가지고 있지 않는 생물 아닌 것들에서도 이런저런 메시지가 전달된다. 그것은 마음을 가진 내가 느낄 수 있는 축복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귀로 들을 수 없더라도, 눈으로 읽을 수 없더라도 마음으로 생생히 전달되는 크고 작은 메시지에는 쿵 쿵 하고 울리는 울림이 있다.
한 때는 나도 그러한 울림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왕이면 그 울림이 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누군가가 알아주길 바랐다. 그래서인지 좀 더 밝게 웃고 좀 더 많이 이야기하고 누구에게나 쉽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다 보면 나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겠지,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완벽한 착각이었음을 깨닫는다.
사람의 울림은, 그리고 그의 메시지는 큰 소리나 또렷한 글자로 인해 전달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울림은 마음속으로부터 느껴지는 것이었다. 뭔가 크게 드러내지 않아도, 그 존재의 성품과 마음가짐에서 타인은 그 사람의 울림을 느끼고 읽어낸다.
그래서, 잔잔한 울림의 글을 쓰고 싶어 한다. 나의 메시지를 반드시 누군가에게 확실하게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작은 들꽃을 닮았다고 말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글을 쓴다. 혹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글을 쓰기도 한다. 누구를 위로하거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은 없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내가 느끼는 보람은 크다. 그것만으로도 글을 쓸 이유가 충분하다.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가볍다. 누군가가 메시지를 받지 않아도 상관없이, 우리는 우리의 메시지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