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활짝 피다

그랜워커힐서울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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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라는 문화는 나에게 ´제 2 의 삶´을 시작하게 용기를 보태준 라면 같은 존재다. 학교를 졸업하고 아무 생각 없이 남들과 똑같이 사회 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시절, PC통신을 알게 되었고, 조금 후에 인터넷이라는 더 넓은 사이버 세상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한한 정보와 커뮤니티가 있는 공간에서는 세계의 누구와도 어떤 제약없이 대화를 나누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


또한 온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 오프라인을 통해 나이와 국적, 남과 여를 떠나 닉네임으로만 소통했던 네티즌들과 카페나 야외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인생과 꿈에 대해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었다.


최근에는 사진과 여행 관련 카페 회원들과 자주 온오프라인에서 만나고 있다. 예전에는 인터넷이나 카페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나 경험이 없어 직접적으로 참여하기가 어색하고 용기가 안났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사이버 세상에 대해 조금은 알거 같다.


얼마 전 한 포털사이트 인터넷 카페에서 봄을 맞이하여 봄꽃 축제 모임이 있었다.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이라는 이름의 카페인데, 온라인에서만 대화를 나누다가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남을 갖었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마련한 행사인데, 그 호텔 주변의 산과 강이 서울의 아름다운 명소 중 하나라는 이야기는 예전에 들었다.


특히 봄에 꽃들이 만개할 때의 풍경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라는 소문이었다. 몇 년 전에 저녁에 그 호텔에 일이 있어 한 번 간적은 있었지만, 그 때는 계절도 봄이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고, 어둡고 일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어, 아름답다는 풍경을 감상을 못했다.


이번 모임에는 그래서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기로 했다. 지하철 역에 도착하여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호텔로 가는 언덕부터 예사로운 풍경이 아니었다. 그리고 호텔에 도착하니, 저 멀리 한강이 보였다. 그리고 셔틀 버스에서 내려 행사장 위치를 물어보고 찾아가니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봄 축제 행사장이라고 쓰여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행렬이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셔터를 누르다가 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의 진동이 느껴졌다. 문자가 왔는데, 카페 회원들이 호텔 정문 앞에 모였다는 문자였다. 행사장을 내려와 호텔 정문으로 향했다. 처음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라 서로 얼굴도 잘 몰라 볼 것 같아 조금 어색하고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만나면 무슨 말을 먼저 할까 걱정되기도 했다.


언덕 꼭대기로 올라가니 꽃 뿐이 아니라 먹걸이, 볼거리 등 한 마디로 축제 그 자체의 모습이었다. 호텔에서 주최하는 행사라 그런지 식탁부터 소품까지 정성스럽고 꾸몄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봄 꽃 축제의 현장에서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식탁에서 음료수나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야외 사진 전시회를 구경하는 사람들,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 풍경을 촬영하는 사진가들까지.


나도 이 모든 찰라의 순간의 풍경을 빠른 셔터로 카메라 메모리에 담기 시작했다. 무엇하나도 놓칠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홀로 낯선 여행지로 여행하면서 수 없이 많이 풍경을 찍었지만, 축제라는 코드는 그 풍경들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정지된 풍경이 아닌 순간순간 살아 움직이는 싱싱한 물고기 같은 풍경이었다. 사진을 찍는 사진가에게 이런 풍경만큼 좋은 포커스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온라인에서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조금이 나마 알던 사람들이라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호텔 정문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 같았다. 문자를 보낸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바로 앞에 있었다.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사람들이 이동하는 중이었다. 문자를 보낸 사람이 조장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를 시켜줄려고 했는데 이동 중이라 그냥 괜찮다고 했다. 조장도 상황이 조금 그런지 금방 포기하고, 그냥 자연스럽게 일행들과 합류하라고 했다. 나도 어색함을 애써 보여주지 않으려고 알아서 하겠다며 일행과 합류하며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행사장 가는 계단을 두 번째 올라가는데 왜 그런지 처음 보다 더 힘든 느낌이었다. 행사장을 한 번 더 둘러보다가 각자 자유시간을 갖었다. 그리고 기념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약속이 또 있어서 잠깐 이었지만 얼굴을 보고 만나서 반가웠다는 인사를 하고 봄 꽃 축제 행사장을 셔틀 버스를 타고 떠났다. 내려오면서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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