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임신 초기1 - 아내의 입덧 시작

by 걷는 아빠

D-245 임신 4주 차. 임신테스트기

우리 부부가 22년에 아이를 갖길 기도하고 있었다. 4일 전에 책장 위에 임신테스트기가 놓인 것을 보았는데, 1줄이어서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아내는 나에게 말은 안 했지만 나도 아내에게 굳이 표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텐데. 그러다 이틀 전에 한 개 더 놓이더니 미세한 2줄이 보였다. 하지만 섣불리 판단하기에 모호했다. 그리고 오늘 퇴근하고 집에 오니 또 한 개가 놓여 있더니 2줄이 선명해 보인다. 가슴이 벅차다.




D-237 임신 5주 차. 티끌이를 처음 본 날.

아내가 임신테스트기를 확인하고 초음파를 처음 보러 산부인과를 갔다. 가슴이 너무 뭉클해진다. 내가 아이를 가졌다니. 우리 부부를 닮은 아이가 세상에 나올 생각 하니 가슴이 뜨겁다. 초음파사진을 받아봤는데 아직 콩알같이 자그마하다. 태명은 티끌이로 정했다. “네 자손이 땅의 티끌 같이 되어서 동서 남북에 편만할찌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 올해 신년사 말씀을 새기면서 하나님이 아이를 주실 것으로 믿었고, 아이를 가지면 태명은 무조건 티끌이로 해야겠다 생각했었다. 아내는 무슨 아기가 티끌이냐고 하찮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나는 태명은 된 발음이나 거센 발음이 있어야 아이 반응이 더 좋으며, 낮은 사람이 더 크게 된다고 설득하니 아내는 마지못해 받아들인다.

10주 전후로 아이가 잘못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아직 부모님에게도 알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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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33 임신 5주 차. 입덧 시작

오늘 저녁은 배달 음식을 먹기로 했다. 아내는 조금 늦게 오니 내가 먹고 싶은 거 먼저 시키라고 하길래 평소에 먹고 싶었던 인도 커리를 시켰다. 아내는 커리를 조금 맛보더니 잘 못 먹겠다고 하더라.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입덧이라는 괴물이 아내를 삼키기가.




D-222 임신 7주 차. 김치 냄새

주말에 처가댁에 다녀왔다. 임신한 사실을 알려드리니 행복해하신다. 처가에 가면 항상 장모님께서 반찬과 김치를 한 번에 옮기지 못할 정도로 한가득 싸주신다. 신혼 때 장모님께 “나중에 김장도 같이해요”라고 했던 말과는 다르게 음식을 받기만 하는 것이 죄송스럽다. 그래도 처가에 다녀올 때마다 냉장고가 가득 채워지는데 장모님께 너무 감사하다. 트렁크에 반찬과 김치가 들어있는 보온가방 2개와 오래 두고 먹을 것이 가득 들어있는 종이 쇼핑백 2개가 며칠을 든든하게 해준다.

부천에서 집으로 출발하는데 아내가 창문을 열고 가자고 한다. 갑자기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진동한다고 한다. 김치 때문인가. 김치 냄새가 아내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는 건가. 이미 고속도로에 진입했는데 김치를 다시 놓고 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 이것이 입덧인가. 다행히도 날씨가 그렇게 덥지 않아서 창문을 살짝 내리고 간다. 평소라면 조수석에 앉자마자 잠들었겠지만, 집에 도착할 때까지 토 나올 것 같다고 손잡이까지 부여잡고 집에 겨우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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