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차
판사는 사람을 죽일수도 살릴수도 있는 직업이다. 공부 잘하는 사람, 시험 잘보는 사람보다 현명한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판사는 10년 이상의 법조 경력자 중에 임용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어쩌면 그 10년으로도 부족할 수 있다. 그런데 판사님에 지원하는 좋은 인재가 부족해진다는 이유로 10년 조건을 5년으로 줄이는 법안이 발의되었다. 현실적으로 진짜 판사 수급에 문제가 있다면 1~2년 정도 완화해 볼 수도 있을텐데, 통크게 50%, 5년을 한꺼번에 깎아줬다. 파격세일은 백화점이나 하는건데.
전기차 포비아가 심상치않다. 인천 아파트 벤츠 전기차 화재의 충격이 너무 컸던 모양이다. 뾰족한 대책이 없다하니 공포감이 더 커지는 것 같다. 국회에서도 전기차 화재 관련 법안이 연이어 발의되고 있다. 주로 화재 대응(진압) 법안과, 배터리 관련 법안으로 나뉜다. 근본적 대책이 되기는 어려운 내용이지만, 어쨌든 국회가 고민하는 자세는 좋다. 그런데 이 와중에 '배터리 실명법' 운운하며 언론을 상대로 '법안 마케팅'에 몰두하는 의원들도 보인다. 속에서 천불난다.
놀이터나 해수욕장에서 골프연습을 하면 100만원의 과태료에 처한다는 법안이 발의되었다. 태극기를 게양하는 국경일이나 기념일에 일장기나 욱일기 게양을 금지하는 법안도 발의되었다. 기본적인 상식이나 공중도덕의 영역까지 법으로 다스려야 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이러다가 도서관에서 떠들기 금지법, 화장실 사용 후 물 '안'내림 처벌법까지 등장하는건 아닐까?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을 그대로,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위 '놀이터 골프 금지법'도 그런 사례다. 대를 이어서라도 처리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는 인정하겠는데 한번 실패했으면, 두번째 도전에서는 통과를 위해 두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게 보이지 않으면 그냥 발의 건수를 채우기 위한 발의로 보면된다. 참고로,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이 1만 6천 1백 4십 3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