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형란

애초에 한몸은 아니었다
어찌어찌하다 모여 살았다

기름진 시절도 있었지만
쟁여놓고 늘어지게 낮잠자던 때도 있었지만
꽁지가 다 타들어가도록 뜨거운 때도 있었다

가슴에 구멍이 뻥뻥 뚫리고
검고 윤기나던 머리카락
푸석푸석 누래지고
등짝에 허연 소금이 앉도록 같이 살았다

찢어지는 아픔 없이는
혼자로 돌아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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