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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란 Mar 07. 2021

훠궈

훠궈  /  이형란




사천식 매운 샤브샤브에
노란 호박을 넣는다   
자식 첫직장 보내는 심정
               
후딱 끓고 후딱 데어
연신 자리 옮기는 세상,
너만은 한 자리에서
묵직한 맛을 내거라

뜨겁고 매운 맛도 좀 봐야지
설익고 풋내 나
한 입 베어먹고 뱉어진 후에
다시 익기는 더 어려운 법

그래도 속속들이 무너질 때까지
미련하게 버티진 말길
흩어진 관계의 잔해 속에서
뒤늦게 건져낸 네가
매캐하게 찌들어    
널 사랑하는 이조차                                      
고개를 돌리게 해선 안된다

마지막까지 너를 지켜
네 향기로 떠올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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