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0년(실은 29년차), 끼니때마다 반찬을 통째로 꺼내놓고 먹었는데,
30년만에 갑자기, 나도 좀 우아하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1)
김치통까지 다 나오다보면, 그렇지 않아도 작은 식탁이 더 모자란다.
다이소에 가서 3000원짜리 접시를 샀다. 마음에 든다.
(사진 2)
한결 낫다. 통 네 개가 접시 하나로 바뀌니 식탁이 한결 여유있다.
왠지 나도 괜찮은 주부인 듯 싶다.
여기저기 사진을 뿌리며 접시 자랑을 하다가는 문득, 이걸로 다이어트를 해봐?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도구를 좋아하는 성격이다.
물론, 도구를 먼저 사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은 5%도 못한다.
그래서 먼지 쌓인 도구들이 많고, 빈줄만 쳐진 공책이 많다.
하지만, 잘 쓰였던 도구들도 있었으니,
중국 어학연수 갈 때 거금 50만원을 들여 사서 지고간 닥터위콤이 그 역할을 톡톡이 했고,
요즘 쓰고 있는 높낮이 조절 책상 두 개 역시 제값보다 일을 더하고 있다.
일주일이면 20끼를 먹는데, 그중 10끼를 이 접시로 먹기로 한다.
연말까지 15주가 남았고, 대충 105일쯤 되는 듯하다.
내일부터 100일간, 이 접시로 우아하게 먹으며 기록해봐야겠다.
현재 스코어: 몸무게 70.5kg, 공복혈당 98, 당혈화색소 59. 맘에 안든다.
100일 후 목표 : 몸무게 60kg!!! 공복혈당 96, 당혈화색소 57 이하.
"형란아, 네가 모범을 좀 보여봐, 나한테 자극 좀 줘~"
OK, 혜선 언니, 기다리세요, 아자아자~~
(사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