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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란 Sep 29. 2016

생선구이

헤어짐이 아픈 건 거리 때문이 아니다


살짝만 스쳐도 푸르륵,

온몸의 비늘이 다 솟구치던 떨림과

조금씩 익어가던 감칠나는 기억,

속살을 다 입에 넣어주고 싶던 애틋함까지

비릿한 뒷맛으로 식어버리고


생각없이 삼켰다 화들짝 뱉어버린

깊은 속내의 쓴맛에 고생하다가

너는 나를 찌르고, 나는 너를 발리는

그 순서 때문이다


어쩌다 반쯤 미련이 남아

다시 데워보기라도 하면 결국

안 볼 수도 있었던 마지막 모습까지

시커멓게 드러나

오독오독 씹히도록 진한 미움만

여기저기 묻어 지워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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