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이 아픈 건 거리 때문이 아니다
살짝만 스쳐도 푸르륵,
온몸의 비늘이 다 솟구치던 떨림과
조금씩 익어가던 감칠나는 기억,
속살을 다 입에 넣어주고 싶던 애틋함까지
비릿한 뒷맛으로 식어버리고
생각없이 삼켰다 화들짝 뱉어버린
깊은 속내의 쓴맛에 고생하다가
너는 나를 찌르고, 나는 너를 발리는
그 순서 때문이다
어쩌다 반쯤 미련이 남아
다시 데워보기라도 하면 결국
안 볼 수도 있었던 마지막 모습까지
시커멓게 드러나
오독오독 씹히도록 진한 미움만
여기저기 묻어 지워지지도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