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arin Mar 27. 2018

꽃의 의미

국화꽃 추억


연애시절 남편에게 처음 받은 꽃은 장미꽃도 아니고, 안개꽃도 아니었다.

남들과 평범한 선물을 주는 게 싫다며 남편이 처음 선물해 준 꽃은 바로 국화꽃.

그냥 국화꽃도 아닌 엄지손톱만 한 초록색 국화꽃 몇 송이가 전부였다. 그것도 꽃집에서 예쁘게 포장해 줬을 포장지를 댕강 잘라서 말이다. (아니 왜 모양 없이 잘라준 거야?)

 꽃을 받아 들고 한참 웃음이 났었다.

생각해준  마음이 고맙기도 하면서, 장미꽃을 내심 기대했던 속물 같은  자신이 우습기도 했다.

(지금은 장난처럼 얘기하지만 그땐 그게 사뭇 진지했다)

남편은 남들과 같은 게 싫다고 했지만 나는 남들처럼 평범한 꽃다발을 받고 평범하게 좋아하길 바랬던 것 같다.

집에 돌아와 국화꽃을 꽃병에 꽂는데 우리 가족들이  꽃을 보고 나처럼 웃었다.

그래서 남편 말대로 잊을 수 없는 꽃이 되었다.


결혼 전까지 몇 번의 장미꽃을 받았지만 여전히  기억 속에 오래 남는 꽃은 초록색 국화꽃이다.

남편의 마음과 에피소드 때문일까.

국화꽃 향기의 추억이 봄이 되면 떠오른다.


매거진의 이전글 오토바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