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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꽤다움 Mar 17. 2024

나를 불안하게 했던 것들

10. 에필로그

https://youtu.be/8rzG_VJcDkY?si=WqKzxkt3ceTnCjX6

♬ 더블V - 잘 먹고 잘 사는 법


안녕하세요,


바로 직전에 ‘미루는 일’에 대한 불안감을 잔뜩 표출하고 온 터라 오늘의 문장들을 전하기가 조금 민망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꺼내 놓았던 아홉 개의 불안들은 이제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이 아닌 ‘나를 불안하게 했던 것들’로써 흘려보내줄까 합니다. 대신, 그 다음의 불안들을 들춰보기 전 잠시 쉬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모든 것이 불안정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인생은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것이라는 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나 할까요. 이 험난한 세상 살이,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얼마나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지 모르지 않기에 제 투정이 호들갑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몸과 마음 모두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필 ‘불안’에 대해 글을 쓰려 하니, 제가 가진 그것들로부터 해방이 되기를 원했던 시작이 점점 그 힘을 잃고, 되려 그것들에 잡아 먹힐 것만 같은 또다른 ‘불안’이 슬금슬금 다가오는 것만 같습니다.


평소 글쓰기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업으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매주 각기 다른 포맷의 글들을 여러 개씩 써오곤 했습니다. 두루두루 모든 종류의 글들을 잘 써보고 싶다는 욕심에서 였지요. 그중 가장 자신이 없었던, 하지만 제일 욕심이 났던 ‘에세이’류의 글을 써보겠다 다짐하고 시작한 글쓰기가 바로 이곳,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가장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가 가진 ‘불안들’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소망을 꽤 오래전부터 가져왔습니다. 언젠가 많은 사람들에게 제 글을 보여주게 될 날이 온다면, 그것은 아마 분명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들>이라는 제목을 가진 단편집일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죠.


이는 자기 위안, 자기 치료의 목적도 있었지만, 더불어 저와 비슷한 분들에게 든든한 위로를 건네고 싶었던 마음도 굉장히 큽니다. 그동안 우스워보일까, 유별나보일까 쉽게 꺼내놓지 못했던 사사로운 불안들을 마음 편히 터놓을 수 있는 시간이자 공간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다만, 이 마음이 제대로 전해졌을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아리송한 이 마음을 담아둔 채 저는 아주 잠시 멈춤을 선택해볼까 합니다.


“앞으로 몇 개의 불안을 이곳에 꺼내게 될지,

도대체 제 속 안에는 얼마나 많은, 얼마나 다양한 불안들이 자리 잡고 있을지,

저도 아직 가늠하지 못하겠습니다.

개중에는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것들도 있지만,

글쓰기 덕분에 미처 알지 못했다가 새로 이름 붙이게 될 것들도 있겠지요.“


가장 처음 프롤로그 격의 글에 저는 이렇게 적어두었는데요.


아직 꺼내지 못한 제 마음 속 불안들이 각자 크고 작은 소리들로 아우성치고 있기에, 아마 다시 오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듯 합니다.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후, 또 다른 마음의 심연을 들여다 보러 떠나보겠습니다.


그동안 제 투정과 하소연 들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럼 조만간 단단한 모습으로, 늦지 않게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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