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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물킴 Oct 22. 2020

파리의 낭만이 그리운 우리들은 이 드라마가 필요해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 쇼와 함께 울고 웃던 시대를 떠내 보내는 길은 험난했다. 그들의 사이가 사실은 파탄지경이었다는 둥, 남은 단물마저도 빼먹고 빼먹은 영화 시리즈가 또 나온다는 둥. 그럼에도 불구하고 [섹스 앤 더 시티]는 우리 시대의 드라마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시간은 흘렀고,
우리는 또다시 새로운 주인공이 필요하다.


여기 새로운 시대를 천명하는 드라마가 있다. 'HBO', '뉴욕', '섹스'는 '넷플릭스', '파리', 'SNS'라는 새로운 키워드로 완전히 치환되었다. 



1. 파리의 낭만이 그리운 사람들은 이 영화가 필요하다.

하루에도 몇만 명씩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는 유럽이지만, 이 드라마가 굳이 시간을 할애해 구석구석 보여주는 파리의 곳곳은 여전히 낭만적이다. 에펠탑을 배경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만 비춰도 드라마가 생겨버리는 무드의 글로벌함은 '파리'라는 도시의 강력한 무기다. [섹스 앤 더 시티]가 뉴욕의 캐리 브래드 쇼를 통해 보여주려 했던 것이 '자유분방함'이라면, [에밀리, 파리에 가다]가 에밀리를 통해 보여주려 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와 주인공의 '사랑스러움과 천진난만함'이다. 


자유롭게 여행을 즐기던 추억들은 또렷한데, 언제 다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일상 덕에 이 드라마의 판타지는 더욱 극대화되어버렸다. 언젠가 다시 그곳을 자유롭게 누비리라는 그리운 향수와 기대에 취할 수 있는 것은 이 드라마의 최대 장점이다.


파리의 낭만을 자유롭게 즐기던 시간들은
정말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2. 경쾌한 킬링타임 로맨스를 즐기는 사람들은 이 영화가 필요하다.

넷플릭스가 내놓는 킬링타임 로맨스는 흥행률이 높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키싱 부스] 등 명확한 타깃의 콘텐츠들은 넷플릭스의 저변 확대에 톡톡한 역할을 해왔다. 우리가 HBO의 [섹스 앤 더 시티]를 여태껏 기억하듯, 넷플릭스의 로코물을 보고 성장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영화관에서만 달달한 콘텐츠를 찾지 않으리라. 


이 장르의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로맨스 코미디 장르 특유의 경쾌함을 유지하면서도, 논리적 빈약을 최소화해 몰입감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를 알 것이다. 판타지의 세계에서 빠져나오게 되는 순간 드라마의 세계관을 제 3자로 멀뚱히 바라보게 되는 것인데,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그 지점들을 놓치지 않고 적재적소에 눈요깃거리들을 배치한다. 패션, 섹스, SNS 등은 그 과정에서 훌륭한 소재들로 기능한다.


에밀리는 원나잇에 요란을 떨면서 순결을 부르짖지도,
일 때문에 어설픈 눈물을 흘리면서 동정을 원하지도 않는다. 



3. 남탕과 막장 콘텐츠들에 지친 사람들은 이 영화가 필요하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영화, 드라마 등의 콘텐츠는 여성이라는 젠더를 무참히 소외시키고 소비해왔는가. 이 드라마에서 찾을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스트레이트 남자'캐릭터는 손에 꼽을 정도다. 돈은 없지만 실력은 출중한 셰프 남주 가브리엘 정도가 떠오른다. 에밀리의 행복과 성공에 연대하는 주체들은 대체로 여성 또는 게이 캐릭터들이다. 이는 20년 전 [섹스 앤 더 시티]가 보여준 방식에서 큰 진보를 보여주는 방식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여성 젠더의 일과 사랑, 우정을 다루는 콘텐츠가 희소성을 지니는 세상을 살고 있다.


여주인공 에밀리의 매력을 위협하는 카미유, 민디, 실비의 캐릭터는 또 어떠한가. 질투, 암투, 술수 등의 다채로운 막장 요소를 걷어내고 여성 젠더의 진취성, 우정, 성장, 프로페셔널리즘에 대한 다양한 화두를 던지는 이 드라마가 반갑다.





2019년에 촬영을 마쳤던 이 드라마는 시즌 2 촬영이 시작되기 전 코로나 시대를 맞이했다. 코로나의 종식을 기다리는 수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추가된 셈이다.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넷플릭스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매거진 '이 콘텐츠가 필요한 사람들'은 영화, 드라마, 책, 음악, 숏폼 등 장르를 총망라하여 각 콘텐츠 고유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 콘텐츠에 필히 취향을 저격당할 '사람들'이 누구일지 예측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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