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남연우
너를 향한
새싹을 키우기 위해
곡우 절기 순정한 봄비가 내렸다
빗방울 달린 첫차를 따서
성급한 마음을 보자기에 널어 말리고
담녹색 햇차를 우려내는 동안
까맣게 가라앉은 그리움의 씨앗을
성곽길 옛사람의 돌을 빌려
꾹 눌러 놓았다
이끼 핀 시간의 무게에 짓눌린
마르고 부서지는 압화押花를
우체국에 부치러 가는 길,
파랑주의보 바닷길을 따라서
오방색 깃발이 날리는 방향으로
반가운 소식 같은 첫눈이 내린다
어촌에 묶인 겨울 바다 부르튼 파도 위로
쓰다 지운 은유의 문장들이 끝내 해져
순백의 쉼표를 찍으며 녹는다
하늘 높이 자란 새하얀 눈꽃들이
손금을 지우고
거친 몸살 앓는 수평선을 지우고
부치지 못한 빨간 우체통 목덜미에 쌓인 묵언을 지운다
올해 겨울 첫눈이 새하얀 눈꽃을 피우며 예쁘게 피었네요!
봄비에 담긴 순정이,
여름 장대비를 지나,
이 겨울 눈꽃을 피우기까지
어떤 기다림이 있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