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59분.
영화관에서 나온 한 영화 연구자가 시계를 보며 섬뜩한 사실을 깨달았다.
방금 본 영화 『12명의 성난 사람들』
지난주 본 『12 몽키즈』
작년에 본 『오션스 트웰브』
모두 12였다.
그리고 지금 시계는 자정을 향해 가고 있었다. 12시. 새로운 하루. 새로운 운명.
그 순간 그는 알았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화면 속에서도 그 숫자는 계속 나타났다.
12명의 성난 사람들. 1957년.
12 몽키즈. 1995년.
오션스 트웰브. 2004년.
38년 간격. 9년 간격. 그리고 지금...
왜 하필 12였을까?
한 소년의 살인 사건을 두고 12명의 배심원이 평결을 내려야 한다. 처음에는 11명이 유죄, 1명만이 무죄를 주장한다. 8번 배심원이 하나씩 의문점을 제기하며 다른 배심원들을 설득해 나간다. 편견과 선입견이 무너지고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결국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린다.
2035년, 바이러스로 인류가 지하에 살게 된 미래에서 제임스 콜이 1996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바이러스를 퍼뜨린 12 몽키즈라는 조직을 찾아 막는 것이 그의 임무다. 하지만 그는 정신병원에 갇히고 캐서린 레일리 박사를 만난다. 12 몽키즈의 정체를 쫓던 중 진짜 범인이 다른 사람임을 알게 된다. 결국 콜은 과거를 바꾸지 못하고 죽지만, 미래는 이미 정해진 운명이었음이 드러난다.
대니 오션과 10명의 동료들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털어낸 지 3년 후, 테리 베네딕트가 복수를 위해 나타난다. 11명은 1억 6천만 달러를 갚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12번째 멤버를 추가하여 암스테르담, 파리, 로마에서 동시에 3건의 도둑질을 계획한다. 하지만 유럽 최고의 도둑 나이트 폭스가 방해하며 경쟁이 시작된다. 결국 모든 것이 더 큰 계획의 일부였음이 밝혀진다.
12시간. 12개월. 12년.
시계는 12를 기점으로 새로 시작한다.
달력도 12월이 끝나면 다시 1월로 돌아간다.
12는 끝이자 시작이다. 알파와 오메가. AtoZ
『12명의 성난 사람들』에서 12번째 배심원이 마지막에 유죄에서 무죄로 바뀌는 순간.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12 몽키즈』에서 제임스 콜이 12 몽키즈를 쫓는 동안 시간은 계속 순환했다. 과거로 가도, 미래로 와도, 결국 같은 결과.
『오션스 트웰브』에서 12명의 도둑들이 모든 계획을 완성하는 순간. 새로운 게임이 시작되었다.
12는 완성의 숫자가 아니었다. 순환의 숫자였다.
12명의 배심원들: 유죄냐, 무죄냐.
12 몽키즈: 미래를 바꿀 것이냐, 운명을 받아들일 것이냐.
12명의 도둑들: 게임을 계속할 것이냐, 포기할 것이냐.
모든 12에는 판단의 순간이 있었다. 그리고 그 판단은 세상을 바꿨다.
배심원 한 명의 의심이 11명의 확신을 무너뜨렸다.
시간여행자 한 명의 노력이 전체 역사의 흐름을 확인시켜 줬다.
도둑 한 명의 배신이 모든 계획을 뒤바꿨다.
12 중의 1. 언제나 한 명이 모든 것을 바꿨다.
예수의 12제자.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 빌립, 바돌로매, 마태, 도마, 야고보, 다대오, 시몬, 그리고... 유다.
왜 하필 12명이었을까? 이스라엘의 12 부족과 무관할까?
그리스 올림푸스의 12 신.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데메테르, 아테나,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레스, 아프로디테, 헤파이스토스, 헤르메스, 디오니소스. 정확히 12명. 더도 덜도 아닌.
고대 이집트의 12.
파라오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 사후세계 두 아트의 12 구역.
태양신 라가 밤마다 12시간 동안 12개 구역을 통과해야만 다시 떠오를 수 있었다.
12개 구역 중 하나라도 통과하지 못하면 영원히 어둠 속에 갇힌다.
템플기사단의 12.
템플 기사단의 12명 최고위원.
아서왕의 12명 원탁기사.
시간의 12. 고대 바빌론이 만든 12진법. 12개월. 12시간. 12 황도 별자리.
인류는 왜 10진법이 아닌 12를 기준으로 시간을 나눴을까?
12제자의 패턴을 보라. 11명은 충성했다. 1명이 배신했다.
12명의 배심원도 마찬가지였다. 11명은 유죄라 했다. 1명이 의문을 제기했다.
12 몽키즈에서도 11명은 계획을 따랐다. 1명이 진실을 찾았다.
5천 년간 같은 패턴이 반복되었다.
항상 12 중의 1이 모든 것을 바꿨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었다.
모든 이야기에는 13번째가 숨어 있었다.
12명의 배심원 뒤에는 판사가 있었다. 13번째 판단자.
12 몽키즈 뒤에는 진짜 바이러스 유포범이 있었다. 13번째 원숭이.
12명의 도둑 뒤에는 모든 것을 조종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13번째 플레이어.
13은 불길한 숫자라고 했다. 서양에서는 13일의 금요일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12 다음에 오는 13이야말로 진짜 힘을 가진 숫자였다.
12는 무대였다. 13이 진짜 주인공이었다.
13은 왜 불길한 숫자가 되었을까?
13번째 제자 유다. 배신자.
13일의 금요일. 템플 기사단이 몰살당한 날.
12는 질서였다. 13은 변화였다.
12는 시스템이었다. 13은 혁명이었다.
그래서 13을 숨긴 것이 아닐까?
금기로 만들어 사람들이 그 힘을 모르게 하기 위해서.
만약 누군가 의도적으로 12라는 숫자를 사용하고 있다면?
만약 비밀 조직들이 수천 년간 12의 힘을 이용해 왔다면?
역사를 보자.
예수의 12제자. 그중 하나가 배신했다. 13번째가 모든 것을 바꿨다.
아서왕의 원탁 기사 12명. 그들을 이끈 아서왕이 13번째였다.
12개의 올림푸스 신. 하지만 진짜 권력은 보이지 않는 13번째 신에게 있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12개 은행. 하지만 그들을 조종하는 13번째 금고가 있다는 소문.
12시에 모든 것이 리셋된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하지만 진짜 시간은 멈춰있는 것은 아닐까?
13번째 시간. 존재하지 않는 시간.
카발라에서 13은 '무한'을 의미한다.
타로 카드에서 13번은 '죽음'이지만, 동시에 '재생'을 뜻한다.
DNA의 나선 구조는 13개의 염기쌍으로 한 바퀴를 돈다.
달의 궤도는 1년에 13번 지구를 돈다.
여성의 생리 주기는 평균 28일. 13×2+2일.
13은 자연의 숫자다. 생명의 숫자다. 변화의 숫자다.
역사 속 모든 중요한 순간에 12가 있었다.
12개 부족의 결정으로 이스라엘이 건국되었다.
12명의 배심원단이 O.J. 심슨의 무죄를 선고했다.
12개국이 유럽연합을 창설했다.
이게 정말 우연인가?
누군가 수천 년간 12의 힘을 이용해 역사를 조작해 왔다.
그리고 13번째는 언제나 그림자에 숨어 있었다.
12개의 시간 조각.
12명의 판단자.
12번의 기회.
12시가 되면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된다.
다음 12는 무엇이 시작될까?
시계가 11시 59분을 가리키고 있다.
곧 자정이다.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