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시비비

적당히 잘 지내는 일

바쁘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은

by 홍작자

새해, 2022년 아니 그냥 뭐 각자의 다짐이 이미 무수하게 깨져버릴 13일째다.

새해의 다짐은 하지 않는 편이라 목표나 계획으로 무너지는 일은 없다.


그냥 사실 적당히 잘 지낸다.

하루에 방역 패스를 13회 정도 찍어대고, 마스크 덕분에 서리 낀 안경을 12회 정도 닦아대고, 하루에 두 끼를 여전히 먹으며 살아가고 있다.

특별히 바쁘지도 않고, 특출 나게 아프지도 않고, 그냥 특이사항 없이 그냥 지내고 있다.


아프지만 않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사실 매 번 감사하면서 절을 올릴 정도의 감사를 품고 살지는 않는다.

나중에 아파오면 그때 뒤늦게 후회를 일삼겠지만...


여전히 겨울이 너무 맘에 들고 오래오래 추웠으면 좋겠는데, 이미 1월도 절반이 지났고, 2월은 또 짧고, 금방 봄 앞에서 사라질 것이다.

올해는 여행의 기지개를 좀 켜고 기내식을 좀 뱃속 가득히 집어넣고, 맥주랑 와인을 미친 듯이 시켜서 만취로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고 싶은데, 올해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일본에 가서 기계식 키보드도 사고 싶고, 라멘과 우동과 스시도 먹어대면서 나마비루로 목을 축이고, 저녁에는 고구마 소주에 정신줄을 놓고 싶지만, 올해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냥 적당히 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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