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우연히 찾은 짜장면 맛집

강남, 빈틈없이 나쁘지 않아.

강남, 개포동을 갈 일이 생겼다.

생각보다 일찍,

생각보다 빠르게,

미팅 장소에 도달했고, 

허기가 진 나머지, 난 또 수많은 음식, 수많은 점심 메뉴 중에 또 짜장면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장 흔한 짜장면이 파는 중국집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구글링, 네이버, 찾고 싶지 않았다.

그냥 발걸음 닿는 대로, 걷다가 나오면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지쳐만 간 오늘이었다.

그렇게 우연히 찾아들어간 중국집, 이제는 곱빼기는 버겁다.

그냥 짜장면을 주문한다.

이미 기운이, 기분이 나쁘지 않다.

단무지와 양파가 좋다.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짜장면이 나의 테이블 앞에 놓인다.

매우 바람직하다.

면발은 쫄깃한데, 따스하며, 소스는 따뜻한데, 포근하다.

고춧가루의 배합도 오늘은 특별히 좋다.

엄청 입맛이 없지만, 짜장면 한 그릇은 비워보려고, 게워내려고 노력해본다.

짜장면은 젓가락질을 잘해야 잘 먹는다.

그렇게 점심 한 끼를 강남, 개포동에서 해결하고, 이어진 미팅 장소로 향했다.

짜장면의 기운이었을까?

미팅도 잘 성사되었다.

사실 여전히 짜장면을 잘 모르겠다.

왜 단무지와 조합이 맞는지, 왜 단무지 옆에는 양파가 있는지, 춘장의 용도는 무엇인지...

다만, 짜장면은 여전히 좋다.

짜장면 에세이가 끝나면, 

순댓국 에세이가 시작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