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은 네가, 감정은 내가?

그냥, 내 생각인데요

by 물결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결정의 순간.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하는 선택의 결과.

때로는 기쁨, 때로는 민망함, 그리고 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의 불안까지.

우리는 선택을 하고, 선택의 뒤에는 늘 결과가 따라온다. 감정이라는 이름과 함께.


산에 가지 않겠다고 결정한 건 나였다. 그 선택이 만든 거리감과 약간의 불편함도 내가 감당할 몫이라 생각했다. 내가 한 선택이니까.


하지만 우리는 종종 선택의 결과를 남에게 떠넘기는 사람을 만난다. 싫은 말은 본인이 했는데, 불편한 감정은 다른 사람 탓이 된다.

"내가 그럴 수밖에 없었어. 네가 먼저 그랬잖아."

자신의 선택으로 일어난 일인데도, 마치 상대가 원인인 것처럼 말한다. 결국 남의 행동을 핑계로, 본인의 감정을 전가한다.


네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물결이가 알려준 정보 때문이니까,

직원들이 내 말을 안 들었기 때문이니까.


본인의 입장에서 본인에 맞는 결정을 내린 건데도, 그 이후에 따라오는 결과는 늘 남의 것이다. 단 건 삼키고, 쓴 건 남에게 내뱉고 싶은 태도. 본인의 감정을 상대에게 투사하는 건 다양한 이유로 정당화된다.


파생된 감정을 감당하지 않으면, 그 선택은 공허하다. 그 선택에는 늘 책임이 지워져 있다. 감당해야 하는 책임까지 감정과 함께 상대에게 떠넘겨 버린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선택은 가벼워진다. 결국 그 책임은 타인의 것이 된다. 잘못된 선택의 반복, 일이 잘못된 뒤 반복되는 변명은, 상대의 귀를 닫게 만든다.


좋은 건 챙기고, 불편한 건 떠넘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식의 ‘선택’은 없다.

내가 원해서 고른 방향이라면, 그 방향이 만들어낸 감정도 같이 감당해야 한다. 감정까지 감당할 수 있을 때야 비로소, 그게 나의 선택이 된다.

내 선택에 책임을 진다는 건, 뒤따라 오는 감정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네가 선택을 했으면, 그 감정도 네 거다.

설령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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