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 생각인데요
"일 안 하려는 거, 그거 하나만 빼면 사적으론 괜찮잖아."
"남한테 자꾸 일 떠넘기는 거, 그것만 빼면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
사람들은 종종 '그것만 빼면'이라는 말로 불편한 감정을 감춘다. 그 사람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다가도, 마지막엔 '그것만'이라는 말로 덮어버린다. 그렇게 말하며, 내 불편함을 외면하고 만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정말 '그것'을 빼고도,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무신경한 말투, 반복되는 태도,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들. 그 모든 '그것'들도 결국은 그 사람의 일부다. 그런 특성은 쉽게 바뀌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그것을 외면한 채 관계를 이어가다 보면 감춰뒀던 불편함은 '반복된 불만'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그 사람의 다른 장점이 그 불편함을 상쇄할 만큼 크지 않다면, 나는 그 사람과 온 마음으로 가까워지기 어렵다. 모르는 척하고 지내는 동안 마음 한구석엔 늘 찜찜함이 남아있겠지.
무엇보다, 서로 다른 질감의 특성이 상쇄될 일인지도 모르겠다. 불쾌한 냄새를 감추려 방향제를 뿌리면, 층위가 다른 두 개의 냄새가 그대로 존재하는 것처럼.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모습을 지닌 채 살아간다. 내가 인식하지 못한 나의 모습이, 누군가에겐 '그것'일 수도 있다.
사람은, 어떤 한 부분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 '그것을 포함한' 나를, 그 사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룰지는 결국, 나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