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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읽는 여자
Nov 30. 2022
마흔에 시작하는 요가
중년 몸의 반란
40대의 정중앙에 들어서니 몸이 그동안 (많이) 참았던 걸 복수(설마 이날만을 기다린 것 아니겠지. 내 몸인데 너무 하잖아.)라도 하듯이
여기저기 내 몸(내 것인지도 모르게 아끼지 않았던)이
내 몸(아꼈어야 마땅한)을 마구 공격한다.
40대의 정신이야 익히 책으로 익힌 활자 중독자로서,
40대의 몸에 대해서는 아무 준비가 돼있지 않은 상태로 40대를 맞닥뜨렸다.
40대 초반에만 에라도 준비했어야 했건만......
무지했다.
몸에 대해.
겨우 올해 다니엘 페나크의 [몸의 일기]라는 소설을 읽고서야 내 몸에 대해 공부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몸의 반란은 눈 밑부터 시작됐다.
눈 밑을 시작으로 팔, 다리 저림 현상이 지속됐다.
눈 밑의 떨림이 5월부터 장장 10월까지 계속됐다.
11월 들어서야 진정됐다.
카페인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하루에 마시는 커피의 양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3잔 정도야 기본이었고, 5잔도 우습게 마셨다.
불면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카페인에 발목 잡혀 눈 밑 떨림으로 장장 6개월을 고생할 줄은 몰랐다.
지금도 가끔 눈밑이 떨리는 환각을 느낄 정도로, 힘들었고, 두렵다.
살기 위해 카페인 방어를 정말이지 눈물을 질질 흘리면서 힘겹게 했더니
6개월 만에 눈 밑 떨림, 팔, 다리 저림 현상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중년 몸의 전쟁은 이제 서막을 알렸을 뿐이었다.
그 후, 몸의 전쟁은 위장에서 터졌다.
원체 소화가 시원찮은 몸이라 원래 소식을 하는데
근래 들어 소식을 하는데도 배가 꽉 찬 느낌이 들더니 소화라는 게 되지 않았다.
운동을 해도, 식단을 바꾸어도 요지부동이다.
어쩌란 말인가.
그러다, 일요일부터 요가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전쟁의 수호신처럼 내 몸이 속삭였다.
요가를 해봐!
© jareddrice, 출처 Unsplash
그런데 20대에 요가를 시작했다가 '망'했던 기억이 아직도 뚜렷하기에
몸의 속삭임을 애써 무시했다.
하지만 아프니까 계속 아프니까 별도리가 없으니까 결국은 요가를 했다.
혼자서 유튜브를 보며 따라 해 봤다.
당연히, 나도 내 몸뚱어리 상태를 아는 분수는 가지고 있기에
왕초보 요가 스트레칭부터 시작했다.
23분짜리 시퀀스로.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밤에 자기 전에 한 번 총 2번을 했다.
어제 3일 차, 밤에 배앓이 없어 잘 수 있었다.
배가 아파 자다가 몇 번씩 깨는데
깨보니 5시라 놀라웠다.
아침에 일어나도 차갑게 단단하던 배가 따뜻하게 부드러워졌다.
오늘로 4일 차, 요가를 하면 몸에서 열이 나며 온몸이 쭈욱 늘어난다.
깨어나는 듯한 느낌.
안 쓰던 근육들을 쓰다 보니 근육통이 있기는 하지만,
배앓이가 줄은 것에 비하면 근육통은 아무것도 아니다.
요가가 이렇게 내 몸에 잘 맞을 줄이야.
20대에 처음 요가를 시작하고, 나랑 안 맞는다고 딱 잘라서 선을 그었던 나는,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40대 중반의 몸엔 요가가 좋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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