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은 멋진 전망

[작은 마을 여행] 아테네, 리카베투스언덕

by 웨이브리지

여행은 가볍게 다닐 때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밀라노 리나테 공항에서 출발하여 3박 4일 여행 일정으로 아테네에 도착했을 때, 민박집 아주머니는 짐이 없냐고 물었다. 9월 초의 아테네는 한여름 날씨였기 때문에, 작은 메신저백에는 수영복과 속옷 그리고 여권만이 들어 있었다. 최고의 여행은 좋은 사람과 함께, 짐도 없이 자유롭게 행선지를 바꾸기도 하며 돌아다니는 것이다. 일정에 없지만 사람 많아 보이는 음식점을 들어가고, 옷이 부족하면 지방색이 튀는 프린팅 티셔츠 하나 사 입고 말이다.


아테네 리카베투스 언덕

아테네의 한인 민박집에는 몇 달째 장기 투숙하던 선박 관련 일하시는 분과 하루 전에 도착한 짧은 여행을 하는 일행이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저녁 마실을 가자고 하여 따라 나섰다.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이나 신티그마 광장이 아니라, 우리는 리카베투스 언덕(Lycabettus Hill)으로 향했다. 옛 원형 경기장에서는 여름 콘서트가 열리고 있었고, 거기를 지나 언덕 위에 있는 스카이바로 갔다.


어딘지도 모르고 처음 보는 일행을 따라나선 아테네의 첫날밤, 리카베투스 언덕에서 아테네 도시 전체의 해 질 녘 광경과 파르테논 신전 뒤로 넘어가는 석양을 보았다. 그리고, 멀리 피레우스 항구가 보인다. 다음 날 피레우스 항구에서 애기나 섬과 이드라 섬에 가는 페리를 타고 잠깐이나마 에게해를 즐길 예정이다. 산토리니 섬까지는 페리로 6시간 걸린다. 돌아보면 리카베투스 언덕은 선물 같은 가장 멋진 전망이 있던 곳이었다.


가까이 유로비전에서 들음직한 음악이 들리는 가운데,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인생 여정이 어떠했는지, 생맥주 한잔과 함께 맞장구치며 대화를 한다. 그녀가 누구였는 지 희미한 기억도 안 나지만, 선물 같은 그곳과 언덕에서 버스 정거장으로 걸어 내려오던 길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리카베투스 언덕

멀리서 반가운 친구가 찾아왔을 때, 파노라마와 같이 펼쳐지는 좋은 풍경 속에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주변에는 어디 있을까를 몇 군데 간직해 둔다.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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