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 장가계

[작은 마을 여행] 중국 장가계

by 웨이브리지

랜선 여행이 아니다. 장가계(張家界)를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 정말 두 시간밖에 여유 시간이 없었다. 호텔 창문 너머로 절경만을 보다가 어느새 다음 도시로 이동할 시간이 되었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나니 오후 2시였다. 저녁 7시 비행기를 타기로 했으니, 두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여야 한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적어도 오후 4시에는 공항으로 향하는 택시를 타야 했기에, 두 시간 남짓하였다. 이건 말도 안돼!! 갈까? 말까?라는 고민할 시간도 없이, 바로 눈앞인데, 봉우리 하나만 보고 오자라는 생각으로 택시를 타고 원가계 입구에 10분 만에 도착하였다.

5성 관광지구로 지정된 원가계는 자연보호 구역이어서 지정된 버스와 도보로만 이용할 수 있다. 버스 정거장에 있는 행선지 간판을 보고, 한 번에 다녀올 수 있는 최적의 루트를 흘깃 본 다음, 바로 백룡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버스를 잡아 탔다. 버스는 20분을 호수와 계곡을 따라 굽이 굽이 한참 들어간다. 중간 정거장에서는 다른 행선지로 향하는 여행객들은 내리고, 버스는 계속하여 백룡 엘리베이터까지 간다.


백룡 엘리베이터

백룡 엘리베이터를 타면 유리벽 밖은 처음에는 네 면 모두 회색 시멘트로 둘러싸여 있다. 엘리베이터가 한참 위로 움직이더니, 회색 벽이 사라지고, 갑자기 길쭉하게 서 있는 바위산들이 환하게 펼쳐진다. 사람들이 모두 와! 하고 모두 탄성을 지른다. 환하게 펼쳐지는 경치에 여기서부터 원가계라는 경이로움에 놀라고, 또한 깊은 산속에 335미터 높이의 엘리베이터 설치를 한 중국도 놀랍다.

백룡 엘리베이터(좌)와 엘리베이터 창으로 보이는 풍경(우)

원가계 초입에서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오니, 원가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다시 버스를 타야 한다. 10분 정도 더 가야 한단다. 정말 시간이 빠듯하다. 버스에서 내려 왕복 시간을 고려하니, 이제 5분 남짓 남아 있어 보인다. 그래도 상상 속에 있던 영화 속으로만 보던 그 경치를 보기 위해, 흐르는 땀을 멈추며 내달음질 한다. 처음 보는 원가계의 경치가 눈앞에 펼쳐진다. 여럿 보이는 높이 솟은 석주들은 큰 부처의 얼굴인 듯, 혹은 손가락이 하늘로 향하는 듯하다.

원가계 초입에서

깊이 들어가지는 못하고 경치의 초입에서 기념사진 몇 장을 찍고, 1시간 남짓 왔던 길을 되돌아온다. 간신히 공항으로 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그제야 숨을 내쉰다. 헛웃음이 크게 나온다.


두 시간 장가계와 루브르 30분

두 시간에 장가계를 다녀오는 것은, 마치 루브르 박물관을 다녀 올 시간이 30분밖에 남지 않았는 데, 루브르 박물관의 3대 작품인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그리고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을 보고 오는 것과 같다. 실제로 미국 대학생이 1953년에 시도한 6분은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그로부터 20년 뒤에 40대가 넘어 그가 루브르를 다시 방문하여 6분을 깨고자 달렸으나, 첫 번째 도착한 모나리자 그림 앞에는 빈 흔적만 남아 있었다. 모나리자는 일본 전시로 자리에 없었다고 한다.


여행은 One-Way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잠시 머뭇거릴 때가 있다. 돌아오는 길에 들러야지, 다음에 다시 와서 해야지. 그런데, 우리 삶처럼 여행은 보통 한 방향으로 가는 One-Way이이다. 느낌이 드는 그 순간에 하고 싶은 것을 하여야 한다. 사람도 장소도 가까이 있을 때가 제일 좋은 기회이다. 생각처럼 되돌아와서, 다시 와서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장가계가 이동할 리 없으니, 하늘 길이 다시 열리기를 기다린다. 다음에는 사흘을 보는 일정으로 여유 있게 돌아보려고 한다.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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