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아침부터 행복해지는 습관-3

행복호르몬 2. Oxytocin

by 행복실천가 오원식

옥시토신의 어원은 '빠른 출산'이란 뜻의 그리스어다. 20세기 초 분만을 촉진하는 호르몬으로 처음 발견되어 붙은 이름이다. 후에 젖샘을 수축시켜 엄마 젖이 나오게 한다는 사실 또한 발견됐다. 임산부가 출산 시 맞는 자궁수축 주사의 성분이 옥시토신이다. 대학에서 매년 시험에 나왔던 내용이라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외웠고 지금도 옥시토신 하면 자궁수축, 유즙분비가 바로 떠오른다. 뜬금없이 행복과 자궁이 왜 연결이 되는지 궁금할 것이다. 호르몬은 복잡하다. 이 옥시토신의 행복효능을 듣고 나면 이것이 최고의 행복호르몬이라 생각할 것이다. 나는 옥시토신 결핍상태를 가장 견디지 못한다. 바로 외로움이다. 외로움의 고통 때문에 중독환자가 되었고 옥시토신이 충분한 삶을 살면서 고통에서 해방되었다. 지금은 옥시토신을 잘 쓰는 행복 중독자다.


2. Oxytocin

옥시토신의 효능

옥시토신의 행복호르몬으로써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엄마와 할머니의 모성호르몬이다. 내 가족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고 사랑을 베푼다. 옥시토신의 분비는 부차적으로 도파민을 만들어낸다. 어린아이가 차에 깔려 있을 때 엄마가 괴력으로 차를 들어 올리는 기적은 옥시토신과 도파민, 그리고 아드레날린의 합작이다. 딸이 엄마 선물을 사는데 거침이 없는 이유도 옥시토신이다. 폴 J 잭 박사의 <욕망의 뇌과학>에서 말하듯 상업광고가 유독 가족애를 자극하는 이유는 옥시토신이 분비되면 부차적으로 도파민이 분비됨을 알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스킨십 또한 옥시토신과 관계가 있다. 사이좋은 부부는 옥시토신 수치가 높다. 의리의 호르몬 바소프레신과 함께 옥시토신은 자신의 짝과 가족에 충실하게 만든다. 유대감 형성, 공감, 사회적 지능 등 무리 생활을 하는 집단에게서 나타나는 행동에는 대부분 옥시토신이 관여한다. 옥시토신이 풍부한 집단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장수한다. 전용관 교수의 <옥시토신이야기>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1894년까지 미국으로 이민 간 이탈리아 이민자 1,200여 명이 다른 민족주민들의 텃세를 피하고자 외떨어진 곳에 정착을 하고 자신의 고향의 이름을 따 '로제토 마을'로 명명했다. 그리고 평범하게 잘 살았다. 그런데, 1960년 경 이 마을이 이웃 마을보다 장수하고 특히 심장질환으로 사망하는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 밝혀져 4개국에 다큐멘터리로 소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로제토 마을 사람들의 생활은 이탈리아 특유의 지중해 식단이 아닌 이웃 마을과 동일하게 전형적인 미국인의 식단과 생활습관을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전체가 건강했던 유일한 차별점은 '자신의 사회에서 남과 비교함 없이 서로 돕고 위로하고 칭찬하는 삶을 행복하게 살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사회성에 관여하는 옥시토신(뿐 아니라 세로토닌과 엔도르핀도 충분했을 것이라 예측된다.)의 효능 이야기다. 나는 가족이 좋다. 가족이란 단어만 생각해도 옥시토신이 치솟는다. 글을 쓰다가 부모님을 껴안고 왔다. 옥시토신을 다루는 글을 쓸 때는 옥시토신이 충만하고 싶어서다.


옥시토신의 부작용

옥시토신의 효능을 보면 세상이 옥시토신만 가득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엔 숨겨진 비밀이 있다. 옥시토신은 윤리적이지 않다. 다른 호르몬도 동일하지만 옥시토신의 부작용은 윤리의식 부재 시 두드러진다. 옥시토신은 범죄조직에도 유대감의 원천이다. 애국과 전우애의 호르몬이지만 비윤리적 전쟁을 유지시키는 이유기도 하다. 낙랑공주가 호동왕자를 위해 자명고를 찢은 이유도 옥시토신 때문이다. 스토리는 낭만적이나 결과는 참혹한 전쟁의 패배다. 청소년기의 방황으로 친구들과 비행을 저지른 자녀가 부모에게 혼나면 다시 친구들에게 가버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안타깝게도 학대를 당한 가족이 가해자인 가족을 감싸는 피학대 배우자 증후군이나 피학대 아동 증후군 역시 옥시토신에 기인한다. 무리가 해체되는 공포를 이기지 못해 가해자를 수용하는 것이다.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사기를 당하기 전까지 사기꾼을 좋은 사람이라 믿는다. 사기꾼의 전형적인 첫 순서가 유대감을 쌓는 것이다. 유대감을 통해 상대방을 맹목적으로 만든다. 심지어 사기를 당하고도 사기꾼을 감싸고 자신을 탓하도록 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옥시토신의 부작용을 알려주는 대표적 비윤리적 행위는 1971년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Stanford prison experiment, SPE 또는 Lucifer Effcet)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짐바르도 박사는 70명의 지원자 중 24명에게 무작위로 죄수와 교도관역을 맡겨 가짜 감옥에서 생활하게 했다. 그 결과 교도관들이 자신의 역할에 취해 가학적 행동을 하는데도 다른 교도관들은 비윤리적 행동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동조하게 된 것이다.


옥시토신 주의사항

가족을 향한 사랑은 옳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남에게나 나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폭력이 될 수 있다. 사회적 지능을 충분히 높여 옳고 그름을 가리는 지혜를 키워야 한다. 부모는 특히 아이들이 옥시토신을 통해 사회적 지능을 높이려는 의지를 꺾기보다 어른의 뇌를 충분히 활용해 아이들에게 납득 가능한 설명을 반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좋은 것과 옳은 것은 언제고 다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옥시토신 사용법

과하지 않을 것 - 옥시토신을 분비하는 모든 행위는 맹목적이기 쉽다. 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을 잘 쓰기 위한 조언으로 칼릴지브란의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의 한 구절을 소개한다.

"서로 사랑하되 사랑으로 구속하지 말고, 서로 가슴을 주되 가슴속에 묶어두진 말고, 서로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 말자."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를 사랑한다고 맹목적으로 아끼면 버릇이 나빠진다 했다. 하지만 이를 절대 탓하면 안 된다.(나도 깨닫기 전까진 탓했으니 죄송한 마음이다.) 그게 본능이니까. 내가 아이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아빠는 너희들을 정말 사랑하지만 옳지 않은 일을 할 때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해. 그게 더 큰 사랑이야." 전두엽(이성)과 뇌하수체 후엽(본능)의 싸움이지만 인간이니까 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행복하게 살기 위해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주 실천할 것 -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의 핵심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장면'으로 묘사한다. 나는 부모님 또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식사, 천사님과의 데이트, 그리고 매일 직장에서 반갑게 만나 일을 함께 하는 동료와의 맛있는 점심으로 옥시토신이 충만해진다. 하루에 최소 한 번은 가족과 포옹하고 직장 동료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으로 옥시토신을 채운다.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며 공감, 위로, 칭찬까지 하면 옥시토신이 가득한 삶을 살 수 있다.


옥시토신은 할아버지 할머니 호르몬이다. 할머니 손은 약손이고 할아버지의 유일한 웃음버튼은 손자손녀다. 눈이 침침해서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마음의 온도는 군불보다 더 따뜻하다. 나는 아이들에게 등하교 할 때 할아버지 할머니께 인사드리고 포옹하게 한다. 아이들은 이것이 왜 중요한지 잘 모르지만 습관이 들었다. 언젠가 알 것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행복하게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약이 자신들의 안부인사와 포옹이라는 것을. 대한민국 제주도 제주시 어느 곳에는 '삼대가 함께 하는 옥시토신 가득한 가족'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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