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아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엄마'로 세상에 내던져졌던 나를 붙잡아준 건 '몬테소리 교육 철학'이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발도르프 교육에 더 관심이 많았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교육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내 가치관에 부합하는 교육 철학을 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내가 아이를 낳고 내 취향이던 발도르프 교육이 아닌, 나에게는 새로운 영역인 몬테소리 교육 쪽을 배울 것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몬테소리 여사의 교육 스타일,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 몬테소리 여사는 의사로 커리어를 시작하였다. 정신과 의사로 사회의 첫 발을 내디뎠으며, 차차 정상적인 아이들의 교육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분야의 대가가 되었다. 내가 꽂혔던 것은 그녀의 '과학자적인 태도'와 '따뜻한 시선'. 그녀의 교육 이론이 철저하게 '아이들에 대한 관찰'과 '한 사람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세워졌기 때문이다.
나는 부모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 역시 이와 비슷하다 생각한다.
1. 존재에 대한 사랑(따뜻한 시선, 믿음, 존중)
2. 아이의 발달에 대해 객관적으로 아는 것(철저한 관찰)
이를 바탕으로 부모나 교사가 할 일이란 이것이다.
아이의 성장에 대한 믿음과 존재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관찰을 통해 아이의 발달에 의거하여 성장에 필요한 지원을 해 주는 것
그런데 아이를 몬테소리 여사나 정신과 의사 혹은 발달 교육 전문가처럼 관찰하는 일은 부모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는 자기 아이를 키우기에 앞서 다른 아이들을 자세히 관찰하며 배울 기회도 별로 없다. 그러므로 관찰 도구로서 여러 발달 이론을 공부하고 탑재하면 도움이 된다. 그래서 나는 아이를 낳고 정신과 의사들의 강의를 많이 찾아 듣고, 책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과학자적인 시각에서 아이의 발달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싶은 욕구가 컸다.
소아정신과 의사이신 '서천석' 선생님을 알게 된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였다. 유튜브를 통해 그분의 강의를 듣고 나서 그분의 따뜻한 강의에 빠져들어 계속 반복해서 듣고 찾아 듣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책도 여러 권 구매해서 읽었다. 서천석 선생님의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는 육아에 대한 팁을 얻는 동시에 위로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완성된 부모는 없으며 부모 역시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간다.
는 메시지를 주며,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는 부모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이라는 책은, 서천석 선생님의 그림책에 관한 책이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 읽는 그림책에 대해 쓴 책이다. 이 책을 골라 읽은 이유는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그림책에 대해 알고 싶어서였다. 그 목적에 아주 부합한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다. 더 좋은 것은, 그림책을 아이들의 시선에서 분석해 준다는 것이다. 이 책은 어른들의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 그림책 읽기가 아닌, 아이들의 발달과 흥미에 부합하는 그림책 읽기를 선사한다.
이 책은 서천석 선생님이 자녀와 함께 수많은 시간 동안 그림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책이다. 실제로 아이와 함께 활동하고 놀아보고 나서 경험적으로 얻은 데이터에 소아정신과 의사로서의 전문성이 더해졌기에 나올 수 있는 책이다.
신생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의 연령별 추천 도서 목록도 제공하기에 아이와 함께 그림책 읽기가 막막한 부모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책의 서론에서 "어떤 그림책을 읽어 줘야 할까?"라는 질문에 서천석 선생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이의 눈이 가고, 손이 자주 가는 그림책이 좋은 그림책이다. 이 책에서 앞으로 다룰 그림책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 내가 만났던 아이들 다수가 좋아했던 그림책이다. 아직 그 이상의 선택 기준이 내게는 없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한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의 그림책 선택 기준이 퍽 마음에 든다. 이 책에 관심이 있으실 분들을 위해 목차를 첨부한다. 어떤 기준과 시각으로 그림책을 소개하는지 살짝 엿보시길 바란다.
앞으로 이 브런치북에서 다룰 그림책들 중 일부는 이 책에서 추천한 도서이다. 물론 추천 목록에 없고 내 아이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선정한 그림책들도 많을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언급을 했다시피 나는 많은 수의 그림책을 아이와 읽기보다 적은 수의 그림책을 여러 번 읽어주는 편이다. 그리고 나의 선정 기준은 내 아이들의 발달과 관심사에 맞추어 다른 아이들에게는 그저 참고가 될 뿐이다. 이 브런치북은 그림책을 읽는 방법과 후속 활동들을 구체적으로 보여드려서 부모님들의 막막함을 덜어드리고자 하는 목적에 충실할 예정이다. 그러므로 소개하는 그림책의 종류나 양은 부족할 수 있다.
서천석 선생님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이 브런치북을 읽다 보면 다른 그림책을 읽어주는 일에도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로 그림책을 찾아보고 싶은 욕구도 생길 것이다. 그럴 때에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