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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 씨 Jul 27. 2022

너는 짐을 옮기다가

(우리 이야기)



지금 길쭉한 짐을 둘이서 내리는 중이야. 


경사가 심하고 좁은 계단 위

먼저 내려간 사람이 높게 짐을 들고 

다음 내려가는 사람은 낮게 짐을 들게 했지.


다음 내려가는 사람이 너야. 

허리가 아파 오니 

어떻게든 허리를 펴서 짐을 들어. 

그래서 다리를 낮게 구부리면서 내려가지. 

목도리도마뱀처럼 다리를 벌려서 한 계단씩.


계단 하나씩 한 발, 한 발 

천천히 내려가자고 말해. 


여러 짐들을 내려놓고 

이제는 문 밖 트럭 위에 올리려고 하지. 


또 먼저 짐을 든 사람 

먼저 문 아래 계단부터 오르지. 

급한지 짐을 당기듯 트럭으로 다가가. 


이어 짐 들고 있던 너는 

빠르게 당겨지듯 이동하면서 

문 아래 계단에 

오른쪽 발가락이 강하게 부딪쳤어. 

오른쪽 발가락이 아래로 심하게 접혔지. 


짐을 놓치면서 

두 손은 바닥을 짚게 되었고 

손바닥이 땅에 긁히면서 따끔했지만 

그보다 오른쪽 발가락에서 오는 아픔이 

너무 강해서 빠르게 단화를 벗고는 

뼈, 인대 등 괜찮나 움직이며 주물렀지.


앞서 짐을 당기듯 옮기는 사람에게 

천천히 잘 보고 옮기자고 했는데 

왜 그렇게 급하게 그러냐고 조금은 화를 참으며 말했지. 

그저 남 탓을 하고 싶지만 

천천히 옮기자고 다시 말하지 않았고 부주의한 너의 탓이기도 하잖아.


짐을 다 실은 트럭이 떠난 걸 본 후, 

여전히 오른쪽 발가락은 아팠고 

다음 날, 오른쪽 발가락 전체가 크게 부었지. 

크게 다치지 않아서 스스로 나을 수 있을 거라 믿지만 

너무 부은 상태고 이 상태가 오래가면 병원 갈 생각을 해. 

지금 걸으면서 크게 아픔이 없어 다행이야.


 "너일 몸이 아파. 토닥거리며 어서 낫게 해 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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