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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짜는 진 Sep 12. 2020

베틀이란 무엇인가 (1)

베틀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는 사람 보다는 TV나 박물관에서 본 게 전부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서 베를 짜더라'는 것 이상으로 어떠한 지식이나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베짜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이해하려면, 우선 베틀의 각 부속품이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래는 베짜기의 과정을 간단하게 편집한 아래의 영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2-MZ7BIUVSU

How to weave - 베틀공방 사이 틈 Weaving studio 'Sai_teum'



4종광 베틀. 요즘 작업할 때 가장 자주 쓰는 베틀이다.
베틀의 앞쪽. 직물이 짜여지는 중이다. (왼)                                                     베틀의 뒤쪽. 실이 걸려있다. (오)

먼저 베틀의 앞쪽이라고 하면 사람이 앉아 천을 짜는 부분을 말하고, 뒤쪽이라고 하면 앞으로 천으로 짜여질 세로실에 감겨있는 부분을 말한다.


경사빔 (왼)                                                                             직물빔 (오)

앞쪽과 뒤쪽에 각각 '빔'이 있는데, 앞쪽에 있는 빔은 다 짜고난 직물을 감아놓는 것으로, '직물빔' 혹은 '홍두깨' 라고 부른다. 뒤쪽의 빔은 '경사빔'이라고 하며 '도투마리'라고도 부른다. 경사빔에 실이 걸려있는 모습을 보고 '같이 끼워져있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그것은 그냥 종이다.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종이. 경사빔에서는 그게 종이인지 다른 특별한 물건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역할이 중요하다. 실을 반복적으로 빔에 감게 되면 실이 쌓이면서 실과 실 사이로 실이 파고들 때가 있다. 이렇게 되면 실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게 되고, 천을 짜다보면 파고든 쪽은 지나치게 팽팽해지고 그 외에는 너무 느슨해진다. 이 상태로 천을 짜게 되면 직물이 고르지 않게 나온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실이 일정한 길이로 감길 수 있도록 항상 실과 종이를 함께 감아준다.


사침대


경사빔에 감긴 날실(=경사, 세로실)은 가장 먼저 사침대를 지나게 된다. 사침대는 실이 서로 엉키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사침대는 두 개의 막대가 한 쌍이 되어 그 사이를 날실이 X자로 교차하며 지나간다. 그렇게 실의 순서가 정해지는 것이다. 사침대에서 가장 왼쪽에 위치한 실은 종광에서도 바디에서도 가장 왼쪽에 자리잡게 된다. 이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베를 짜는 과정에서 실이 끊어진다. 베틀 안에서는 순서대로 올곧게 실을 걸고 규칙에 맞게 움직여야 정해진 패턴이 나온다.


'올곧게', 그리고 '규칙에 맞게'. 이 두 가지가 베를 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고 직조의 시작이자 직물의 완성이다. 실을 베틀에 올곧게 걸었다면 다음은 규칙에 맞게 거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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