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담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실밖 Nov 28. 2022

공산성

백제인들이 산 위에 왕궁을 지은 이유

아무리 바빠도 주말은 쉬어야 한다는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있다. 주말에 제대로 쉬지 못하면 그다음 주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몸도 예전 같지 않다. 10월부터 쉬지 못한 주말이 많았다. 미루던 건강검진은 평일 시간이 나지 않아 토요일에 했다. 아까운 공가 하루를 날려먹었다. 위내시경, 대장내시경까지 하고 용종 몇 개를 잘라냈더니 기분 탓인지 몸이 힘들었다. 설상가상 일요일에도 불려 나가 긴장 타는 업무를 해야 했다. 지난 주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정점이었을지도 모른다. 서울, 세종, 청주를 오가며 일을 하고 토요일엔 서울 집에서 보냈다. 휴식이라기보단 거의 끙끙 앓는 수준이었달까.


일요일엔 배우자와 함께 공주시장과 공산성에 다녀왔다. 공산성은 백제의 대표 성곽으로 웅진백제(475~538)를 지킨 왕성이다. 금강을 바라보면서 야트막한 능선과 계곡을 따라 흙으로 쌓은 산성(포곡형, 包谷形)이다. 조선 선조·인조 때 지금과 같은 석성(石城)으로 고쳐지었다. 성벽은 밖에서 오르지 못하게 쌓고(치성雉城), 남북에 두 개의 문루와 적에게 보이지 않는 출입문(암문暗門)을 만들었다. 공산성 옆의 공주 옥녀 봉성(충청남도 기념물 제99호)은 흙으로 쌓은 성(퇴뫼식)으로 공산성의 보조 왕성의 역할을 하였다.


젠가부터 높은 곳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기분이 든다. 고소공포증이 생긴 모양이다. 가파른 계단을 걸어 올라가다 왼쪽을 보면 금강이다. 석성의 마루는 원래 좁았다. 방문객을 위해 오른쪽으로 나무 계단을 덧댔다. 강이나 바다를 낀 산성은 대체로 방어를 위한 장소였다. 하긴 '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만든 것이긴 하다.


성을 빼앗기 위해 외적이 밀고 올라오고 빼앗기지 않으려는 쪽은 필사적으로 방어했을 것이다. 지키기 유리하도록 성을 조성하는 것은 상식이고, 성 안에서 일정 기간을 버티려면 생활이 가능해야 했다. 수백 년의 나이를 먹어 노쇠한 나무들은 영광과 오욕의 역사를 모두 지켜봤을 터다. 2015년 7월 4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총 8개의 유적지들 중 공주지역에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이 세계 유산 등재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

공산성


백제는 금강을 활용하여 수상 운송을 했다. 군사상으로도 방어가 쉬운 공주로 도읍을 옮겨 중국과 백제를 잇는 교통로로 금강을 이용하였다. 공주에서 옮겨간 수도 부여 지역도 금강의 수운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백제는 금강을 통하여 중국 그리고 일본과 교류했다. 당시 곰나루에서 출항한 선박은 한 달쯤 후에는 오사카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남북을 연결하기 위해 배다리를 놓았다가 떠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건축한 철교가 맨 아래 사진이다. 금강철교는 공주시 금성동과 신관동을 연결한다. 이름은 '철교'이지만, 기차가 아닌 자동차가 지나다닌다. 1932년 일제강점기 때 충청남도 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할 때, 제공된 여러 건의 보상물 가운데 하나로 건립됐다고 한다. 2006년 3월 2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삼국이 다투었던 시기도 있었고, 백제가 융성했던 시기도 있었다. 한창 번성할 때는 지금의 연천 지역까지 밀고 올라갔던 적도 있었다. 백제는 세 차례 천도를 하면서 개성있는 문화를 형성하였다. 한성시대에는 서울시 석촌동에 있는 대규모의 적석총(積石塚)에서 보듯이 고구려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었다. 그러나 웅진 및 사비로 천도하면서 중국의 남조문화(南朝文化)를 받아들여 세련되고 우아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또 지정학적인 이점을 최대한 이용해 중국의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여 이를 백제화하, 다시 왜나 가야(加耶)에 전수해 고대 동아시아 공유(共有)문화권을 형성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역사 기록은 고구려인의 기상과 신라의 삼국통일에 비중을 두고 있지만 백제는 의미가 문화를 형성해 왔다.


금강 철교(오른쪽)

공주에 가면 꼭 가야할 곳이 있다. 바로 떡집. 내가 좋아하는 쑥개떡은 이제 주문 생산만 한다고 한다. 밤떡에, 꿀떡, 송편, 검은 깨떡, 영양곡물 떡을 사가지고 왔다. 아침 대용으로 커피믹스와 함께 먹으면 아주 좋다.~^^



* 내용 중 일부는 공주시 관광문화 홈페이지와 위키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참고하였음

매거진의 이전글 애매한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