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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밖 Jan 21. 2024

오후엔 강변을 걷는게 좋다

금요일 하루 쉬었으니 오늘까지 3일 동안 집에 있었다. 동네 병원에 가서 수액 하나 맞은 것 외엔 한 일이 없다. TV 보고, 넷플릭스 보고, 책 보고, 자고... 아무 생각 없이 3일을 보냈다. 습관적으로 리모컨을 찾고, 한 방송에 집중하는 것도 아니고 이리저리 화면을 돌려 본다. 모두 처음 보는 영상처럼 낯설다. 심지어 광고까지도. 저런 광고가 있었나 할 정도다.


시간이 더디 흐르는 듯하다가도 어느새 일요일 오후라니... 살짝 억울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럴 땐 일상의 진부함에 안도하자는 김훈 작가 핑계를 대는 것이 한결 편하다. 언젠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 그렇게도 축복인 걸 알게 되겠지.


사람의 일은 예정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워낙 변화무쌍한 삶이었기에 내 앞에 놓인 불확실성에는 대체로 익숙한 편이다. 그저 또 하루 숨을 쉬고 있음에 만족할 줄도 안다. 세상 모든 사물을 보고, 소식을 듣고, 느끼고 감탄할 수 있으니 됐다. 지금은 그저 보잘것없는 익숙함에 몸과 마음을 방류할 뿐이다.


오후엔 강변을 걸을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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