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마살이 보통이 아니다. 역마살이란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늘 이리저리 떠돌아다녀야만 하는 액운이 끼인 사람을 주로 칭하는 말이다.
역마살이 있는 사람들은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게 되고 한 곳에 직장을 잡아도 금방 그만두거나 또 자주 옮긴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내 인생도 10대 때부터 다사다난했다.
한 곳에 소속되지 못하고 계속떠돌아다녔으니 말이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에도 3학년에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고 4학년때에도 다른 먼 동네로 전학을 갔다. 초등학교를 세 군데나 다닌 것이다. 중학교 때 역시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갔다. 3년을 낯선 환경 속에서 지내며 다시 새로운 친구를 사귀면서 다녀야 했다.
고등학교 생활도역마살 인생은 계속되었다. 1년을 잘 다니는가 싶더니 2학년에는 역시나다른 학교로 옮기게 되었다. 그렇게 힘겹게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스무 살에는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대학교를 들어갔다.동기들 사이에서 교환학생바람이 부는 시점에 2학년을 마치고휴학계를 내고 외국생활을 이리저리 경험했다. 그렇게 겨우 대학 졸업장을 땄다.
졸업 후에도 내가 한 일들은 대부분 파견직이나 계약직 일이었다. 그렇게 나의 20대가 끝났다.
이 지긋지긋한 역마살, 벗어날 수 있을까?
나처럼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헤매는 사람을 역마살이 끼였다고 한다. 그러니 생활이 안정되지 못하고 늘 불안함을 느끼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이런 사람들은 떠돌면서 하는 일을 많이 한다고 한다. 한 곳에 정착하려고 노력해도 자신의 의지로는 잘되지 않는고 하니 역마살 낀 내 기구한 운명에 스스로가 가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일을 그만두고 한 곳에 있지를 못하는 변덕스러운 나 자신에게 실망을 하고 있을 때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이 나한테 해준 말이 있다.
xx 씨는 는 뭔가 외국을 왔다 갔다 하는 일이 잘 어울려~
인생 길어요. 뭐 하러 한국에서만 있으려고 해? 내가 xx 씨 같으면 외국에서 자리 잡고 넓은 세상에서 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