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자 Jun 01. 2023

"어디 병원이 좋아요?"

내게 맞는 병원

"어디 병원이 좋아요?"


지인들로부터 이런저런 증상으로 어디 병원으로 가면 좋겠냐는 질문과 퇴원을 염두하고 있는 환자로부터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요?"라는 질문이다.


모든 병원의 의료진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병원이 좋은지는 나도 모른다.

더군다나 나는 의사도 아니다.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면 내게 좀 가르쳐 줬으면 좋겠다)


일반적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정도의 홈페이지에서 병원의 등급이나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의료인력, 간호인력, 의료 장비, 병상수, 질병 현황 등을 확인한다고 해도 비의료인이 이런 자료를 보고 좋은 병원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좀 더 쉽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의 '우리 지역 좋은 병원 찾기'라는 기능이 있다.


질환과 평가 등급 등을 구분하여 검색할 수 있어 병원을 찾기는 수월하겠지만 말 그대로 적정성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병원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리고 환자가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환자경험평가'를 통해서도 병원 선택을 고민할수 있다.

혹은 방송에 나온 병원, 발송에 출연했다는 의사를 찾아 치료 여정을 떠나는 환자도 있다.


여기가 좋다더라, 저기가 좋다더라는 '카더라'에 이끌려 병원을 찾기도 하고 좋다는 병원에 갔다가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의사나 간호사는 더 하겠지만 "○○○ 병원이 있습니다." 정도의 말만으로도 환자나 보호자는 '좋은 병원이다.'라는 나름의 해석을 해버린다. 이래서 병원을 추천하기 부담이다.


가벼운 증상이면 동네 병원 가면 되고 필요하다면 그곳에서 상급병원 추천받아 진료받는 것이 마음 편하다.


그렇게 최종 진단을 받고 수술이 필요하다거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적당한 병원을 다시 고민해 볼 문제다.


'말이 잘 통하는 병원이 좋은 병원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요양병원은 얘기가 조금 다르다.


병원의 선택은 환자와 보호자의 목이지만 요양병원에 한 번 입원하게 되면 불만이 있어도 다른 병원을 잘 생각하지 않는다. (꼭 퇴원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병원을 다시 알아보는 수고를 잘하지 않는다)


집 가까운 병원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병원비가 저렴한 곳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보호자 집과 가까운 병원을 선택하기도 하고 주변인의 소개로 병원을 선택하기도 한다.


어쨌든 개인의 사정에 따라 선택할 문제이기 때문에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요양병원을 선택할 때 최소한 이것만은 알아봤으면 하는 것들을 고민해 봤다.

1. 환자의 질환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는가?

2. 병원은 청결하게 관리되고 환기가 잘 되는가?

3.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의 입원실이 구분되어 있는가?

4. 간호인력과 간병 인력은 적절한가?

5. 욕창 관리를 잘할 수 있는가?

6. 응급상황에 이송할 수 있는 응급의료센터나 종합병원이 가까운가?

7. 환자의 상태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곳인가?


외래진료를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집 가까운 것도 의미가 없고 보호자가 면회를 자주 할 수 있거나 면회를 한다고 해도 환자에게 해줄 것이 별로 없어 보호자 집과 가까운 것도 크게 의미가 없다. 그나마 명분을 찾자면 환자나 보호자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정도다.


이외에도 알아봐야 할 것이 아주 많지만 이 정도 확인하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한방, 재활, 투석, 감염, 암 치료와 같은 전문 분야를 강조한 요양병원도 있으니, 환자와 보호자는 더 헷갈릴 수 있다.


적어도 화려한 병원 로비만 보고 결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적극적인 치료가 아니라도 증상이 잘 조절되고 존중받을 수 있는 병원을 선택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마음에 드는 병원도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병원일 수 있다.

그래서 하는 말이 '내게 맞는 병원이 있다."라는 말 아닐까?


타인에게 병원을 함부로 추천하는 것도 추천받는 것에도 신중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죽음에 대한 희망적 수용은 말처럼 쉽지 않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