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병원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

by 여행자

깡마른 63세의 남성이 입원했다.

6개월 전부터 눈에 띄게 건강이 나빠졌지만 일을 그만둘 수 없었고 2개월 전부터는 보행도 어려워 집 밖을 나서기도 쉽지 않았다.


늦은 시간 화장실에 갔던 환자가 한참을 나오지 않았고 함께 생활하던 노모가 있던 터라 의식을 잃고 쓰러진 환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중환자실에서 일주일간 치료 후 의식을 회복했지만, 당뇨병 관리도 되지 않았고 영양도 부실한 상태였다.

보름 동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꼼짝을 못 했으니, 기력이 낮아 당분간 증상 조절과 안정이 필요하다.


비교적 젊은 나이이기도 하고 증상 조절만으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퇴원 후 관리가 잘 될지 걱정이다.

환자는 오래전 이혼 후 노모와 생활했고 간간이 형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데면데면한 관계다.

지팡이가 없으면 걷기 힘든 정도라 일상생활이 잘 될 리 없다.


의료진에서 퇴원 후 일상생활을 걱정하여 사회복지팀에 의뢰했다.

환자에게 퇴원 계획에 대해 안내했고 짧은 기간이라도 요양병원에 입원하겠다고 했다.

환자의 형은 내가 돌보지 않으면 퇴원 계획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지금은 요양병원으로 전원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병원을 알아보고 환자의 동의도 받았지만, 퇴원 당일 갑작스럽게 요양병원으로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누구든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요양병원에서 입·퇴원을 강제하진 않지만, 자유롭지도,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기에 백번 이해한다.


중증의 환자들과 함께 입원 생활을 해야 하고 누워 지내는 것 말고는 딱히 할 것도 없다.

(병원에 따라서는 다양한 운동이나 취미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입원 기간이 길수록 우울감을 호소하고 기력이 더 낮아지는 환자가 많다. 그래서 입원 기간이 길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집으로 퇴원해 지역사회에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려 해도 65세 미만의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많지 않다. 더군다나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보호받고 있지 않다면 더 그렇다.


치료가 끝난 후 지역사회 내에서 질환을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사회 연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18년 11월 정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계획(커뮤니티케어)’을 발표하고 시범 사업을 시행했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도 있다.

특히, 지역에 따른 서비스의 양과 질에 편차도 심하고 지역사회기관의 의지도 제각각이다.


집에 방치되는 퇴원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의료와 복지가 통합된 서비스가 필요하다.

환자의 욕구는 분명하지만, 지역사회에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는 경우도 있고 서비스는 제공되고 있으나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자원 부족과 소통의 어려움 등 혼란이 없지는 않지만, 점차 개선되고 다듬어지리라 기대한다.


지역사회는 ‘환자 중심적인 사고로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

병원에서 병원이 아닌 병원에서 생활 터전으로 연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환자가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받으며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절박'과 '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