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친 새 한 마리
뜨거운 대리석 바닥에 반쯤 날개를 펴고 입을 벌리고 숨을 헐떡이는 새가 앉아 있다. 날 수 있는 기운조차 없어 보였고 곧 죽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힘들면 그늘에라도 숨어들면 좋으련만 아마 그늘까지 날 힘도 없었던 모양이다. 숨쉬기 힘든 찜통더위에 동물들도 힘들다.
퇴근길에 발견한 새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급하게 차로 달려가 생수 한 병을 들고 달려왔지만 그사이 새는 사라지고 없어졌다. 조금만 참아줬더라면 물 한 모금 마실 수 있었을 텐데….
사람이 살기 좋다는 도시에도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비둘기를 포함한 다양한 새들이 있고 길고양이도 있다. 먹을 것을 찾아 도시에 함께 살고 있지만 살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도시에서 마실 물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촘촘하게 이어진 배수시설로 인해 마실 물을 찾기 힘들다. 도시에서 동물까지 생각할 여유는 없겠지만 배가 불러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길고양이도 물을 마시지 못해 신장이 망가져 몸이 부었다고 한다.
숲에 사는 동물에 비해 도시에 살아가는 동물은 환영받지 못하고 대우랄 것도 없다. 심지어 가뭄이면 가로수에 물이나 영양제라도 달아주는데 동물에게는 그런 것도 없다. 오히려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와 같은 팻말을 많이 볼 수 있다. 생태계 교란이나 차 사고, 배설물로 인한 주민 불편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마실 물 정도는 줘도 되지 않을까? 그럴 거면 산속에서 내려오지 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대륙을 넘나드는 게 동물인데 우리가 뭐라고 오라 마라 할 수 있을까?
다행히 일요일부터는 비 소식이 있어 더위를 식혀줄 것 같지만 문제는 비의 양이다. 호우 피해를 봤던 많은 지역에서 긴장하고 있다. 비 피해가 아니더라도 메마른 땅에 빗물이 쉽게 스며들지 못해 열섬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내일은 출근이다. 더위나 호우로 인한 피해보다 출근길이 어려워질지 걱정하게 된다. 나조차도 누구를 걱정할 처지가 아니다. 당장 내가 겪게 될 문제를 고민한다. 하지만 한 번쯤이라도 내가 아닌 누군가를 걱정해 보는 사람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