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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대표하는 쌀, 삼광

밥맛 탐구생활 ⑦ 삼광

by 황반장

브랜드 스토리


쌀에는 브랜드가 있다. 청풍명월 쌀 , 비단 쌀, 해나루 쌀 식인데 지자체 별로 공동브랜드도 있고 미곡처리장별 브랜드도 있다. 유통하는 회사들도 몇 개씩 브랜드가 있으니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브랜드가 난립하고 반면 포장지에 담긴 쌀의 품종에 대한 정보는 알기 어렵다.


삼광은 이름으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충남을 대표하는 쌀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충남 전역에서 키워진다. 청풍명월 골드, 만세보령 쌀, 아산 맑은 쌀, 서천 서래야, 당진 해나루 쌀, 예산 미황 쌀 등등. 브랜드는 다르지만 쌀 품종으로는 모두 ‘삼광 ’이다.


충남 쌀 브랜드 현황.png △ 충남 쌀 브랜드 현황 (충청남도 홈페이지)



내병성이 강한 친환경 쌀


삼광은 수원 361호와 밀양 101호를 교배해 수원 474호로 계통명이 부여되고 2003년에 품종 이름이 붙여졌다. 벼의 주요 질병인 도열병, 흰 잎 마름병, 줄무늬 잎마름병. 이 세 가지 병해에 강하다고 해서 삼광이 되었다. 수원 361호나 밀양 101호 무슨 뜻인가 싶으신 분들이 계실 텐데 보통 벼 품종들은 품종명이 정해지기까지는 육성된 작물시험장 이름에 연번을 붙인다. 1928년 일제강점기 때 개발된 품종을 수원 1호로 이름 붙이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전국의 농업시험장 이름에 연번을 붙여 관리한 것. 지금은 여기에 지역명이나 품종별 특성을 따서 이름을 지은 것이 우리가 흔히 아는 품종명이다.


삼광은 출수기, 즉 벼꽃이 피는 시기가 8월 18일인 중만생종 품종으로 밥맛에 영향을 주는 아밀로스 함량이 18.3%, 단백질 함량은 5.7%다. 수치상으로도 고품질 쌀에 해당하고 농진청이나 지자체 등에서 실시하는 식미 테스트에서도 추청이나 고시히카리 같은 일본 품종보다 더 맛있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 품종이다.


그런데 삼광이 재배하기에는 좀 까다롭다. 키가 크기도 하고 잘 쓰러지는 게 최대 단점. 소비자의 입장에서야 별문제가 아니지만 재배하는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좀 심각한 문제일 수 있는 문제다. 벼는 쓰러져 물에 닿으면 싹이 나버려 먹을 수 없게 돼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질소 비료를 많이 주게 되면 낟알이 커져서 잘 쓰러지게 된다. 또 이것 때문에 쌀의 단백질 함량도 높아져서 밥맛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하니 재배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이런 이유로 삼광을 많이 심는 지역에서는 품질관리에 힘을 쏟는 걸 볼 수 있다. 질소비료의 과다사용을 줄이고 볏짚 같은 유기물을 논을 많이 넣고, 또 우렁이 농법 같은 것을 통해 제초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 적인 농법을 권장한다. 품종적 특성으로 자연스럽게 고품질 쌀이 생산되는, 그런 반전이 있는 품종이다.


역설적인 가성비


그런데 이 삼광을 보면 좀 안타까운 점이 있다. 밥맛에 비해 소비자의 선호도나 지명도가 낮다는 것. 품종은 부각되지 않고 브랜드만 강조하니 발생하는 일이라도 할 수 있다. 삼광은 농진청에서 발표하는 최고품질 품종에 해당되는 고품질 쌀이다. 2018년 기준 농업진흥청에서 개발해 국립종자원에 등록되어있는 쌀 품종이 285가지. 이중에 식탁에 오르는 밥쌀용 쌀이 196 가지이고 나머지는 쌀가루 등으로 쓰이는 가공용 쌀이다. 이 중에서 최고품질 쌀로 지정된 쌀이 18가지가 있는데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 농해수위 박완주 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이런 고품질 쌀이 우리나라에서 키워지는 면적이 22.5%에 불과하고 또 홍보도 너무 안되는 걸로 나타났다, 그러니 가격도 제대로 책정되지 못해 하나로마트에서 팔리는 삼광 최고가가 고시히카리 최저가도 못 미치는 걸로 나타기도 했다.


로컬의 맛


이런 최고품질 쌀이라면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도 충실하게 제공하고 왜 밥맛이 좋은 지도 설명하고 이 좋은 쌀을 키우는 농부들의 스토리가 있어야 좋은 쌀로 인식될 수 있을 텐데 참 아쉬운 부분이다. 또 쌀 품종의 홍보도 지역의 토속음식이나 특산물과 함께 연결하면 더 좋을 듯하다. 충남 쪽으로 여행을 가면 토하젓이나 어리굴젓 같은 젓갈도 사 오고 여러 가지 다양한 젓갈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젓갈백반도 먹어본다. 여기서 늘 아쉬운 게 '밥'이었다. 밥맛이 조금 더 좋았으면 싶은 곳이 많았다. 그런데 충남에 이런 맛있는 젓갈이랑 딱 잘 어울리는 적당히 찰기 있고 담백한 삼광이란 품종의 쌀이 있는데 활용이 잘 안 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따뜻한 밥 지어서 토하젓 한 숟가락 쓱 비벼 먹으면 집 나간 입맛도 돌아올 것 같은데 이런 입맛 선호하신다면 쌀은 삼광이다.


20201119_182759.jpg △ 솥밥으로도 좋다.




삼광 Summary


1. 특징

- 충청남도 대표 품종


2. 밥맛

- 부드럽고 적당한 찰기


3. 추천음식

- 젓갈, 전골


[크기조정]삼광_KakaoTalk_20200102_15045322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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