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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운 Sep 02. 2022

자신을 지키는 주문

[문장 우리기] #9. 일터의 문장들 by 김지수

<일터의 문장들>은 지속 가능한 나를 위한 현장의 무기로 자신을 소개한다. 인터뷰 전문 기자인 김지수 작가가 만난 업계 탑 플레이어들의 찐 조언이 콘텐츠다. 그중 <자아> 편은 ‘나’를 중심에 두는 삶을 응원하고 독려한다.


<자아> 편의 마지막 주자인 전미경 정신과 전문의는 ‘자존감’을 필두로 자신에 집중하도록 이끈다.

그녀 안에서 자존감은 ‘내 안에 좋은 본질에 집중하는 능력’이다. 풀어 말하면, ‘나는 쓸 만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셀프 개념, 즉 나의 효용과 나의 가치에 대한 자기 판단이다. 그렇기에 ‘자존감’을 그대로 뒤집으면 ‘열등감’이 된다. ‘나는 무능하고, 사랑받을 수 없다'와 같다.


이러한 '자기 효능감'은 주도적인 삶의 자세에서 오는데, 내가 내 삶의 컨트롤 타워가 되는 개념이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독립, 능력도 포함된다.

나의 가치에 힘을 싣는 ‘자율성 회복’이 관건으로 ‘나는 할 수 있다, 잘못되지 않는다, 괜찮다’와 같이 나를 설득시킬 힘이면 충분하다.

작가는 그것이 곧 ‘지성’이고, ‘자아의 힘’이라 말한다. 모욕을 당했을 때, "나는 괜찮다"가 아니라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는 말로 바꾸는 힘이기도 하다.

어설픈 ‘자기 위로’를 ‘자기 판단’으로 바꿔야 그 각성이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나만의 가치로 나의 삶을 방어하는 법.

정당한 비판에 귀를 닫으라는 것이 아니라,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는 비난과 편견에 대항하는 힘을 기르라는 각인으로 본질로 굳힌다.


- 나이가 들어서도 무책임한 사람은 대개 10대 수준의 자율성과 연대감에 머물러 있어요. 이럴 때 자존감을 높이려면 용기를 내서 '일단 해!'가 답이에요.   P368
- 낮던 자존감을 높인 사람들을 분석했더니 네 가지가 있었어요. 첫째, 지성. 합리적인 정보로 쌓은 분별력이죠. 둘째, 도덕성. 남이 보기에도 괜찮고 스스로도 정직하게 느낍니다. 셋째, 긍정 정서. 의식적으로 네거티브를 덮을 수 있는 좋은 기억을 많이 쌓아요. 넷째, 자기 조절력. 인내와 몰입으로 작은 성취를 끌어냅니다. 이 네 가지는 내가 노력하면 길러지는 것들이에요.   P369~370
- 무조건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는 어른이 적어도 한 명은 필요하다.   P371
- 책 많이 읽고 여행하세요. 독서는 지적인 콘텐츠를, 여행은 환대의 콘텐츠를 쌓을 수 있어 좋습니다.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곧 지성입니다. 그 과정에 타인을 존중하고 무엇보다 언제든 자신을 덥석 안아줄 편안한 멘토를 삶에 초대하세요.   P376
전미경 원장의 '일터의 문장들'

※ 출처: 책 <일터의 문장들 (김지수 지음, 해냄 출판)>




그래 맞다. 나는 자존감의 위력을 알고 있다.

삶을 지킬 수도, 반대로 버릴 수 있다는 것도.


내가 아끼고 나를 따르던 동생 그러나 이제는 같은 하늘 아래 없는 그 아이를 기억하면, 누가 봐도 따뜻하고 멋진 아이였지만 (그리고 충분히 완벽했다) 자신에게는 냉담했다. 그 냉담이 이유인 눈물을 S는 무장 해제하듯 내게 보이곤 했다.

- 너의 진가를 왜 너만 모르는 걸까.  

S를 지켜보며 가슴이 답답했다. 자책하는 S가 울먹이면, 나는 S가 얼마나 멋지고 소중한 사람인지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안아주며, 태풍은 지나갈 거라 했다.

얼마 후, 며칠 전 밤까지도 전화를 걸던 아이가 이 세상에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S를 보내는 미사 중에도 납골당에서도 나는 눈물이 범벅된 얼굴로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S가 숨어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것 같았다. 미안해 그러고도 남을 심성의 아이였다.

S를 품에 안고 안타깝던 시간에도 나는 S의 마지막 선택은 염두에 두지 못했다. 아니 않았다.

그때 느꼈다. 결국 나를 지키는 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한다고.

나의 가치를 가장 인정해야 하는 건 나 자신이라고 말이다.


지금도 어딘가에 S가 살아있다고 믿는다. 그러길 바란다.

그 아이가 너무 아까워서, 그리워서. 그리고 이 사실이 도저히 말이 안 되어서.

단지 우리가 마주할 수 없는 불편은 문제가 아니니까.


우리 세대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인간이 마음가짐에서 태도를 바꿔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by 윌리엄 제임스


9월 하고도 1일. 어제 점심 산책 중 만난 가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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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er [Acoustic session] by Seinabo Sey (출처: PauseMusicale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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