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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로 Jul 16. 2020

여유로운 초코칩 쿠키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앉아
손이 가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여유롭게 느긋하게 그렇게
가만히 조용히 그렇게
나만의 이야기에 집중해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보다
나의 마음의 소리가 더 커져갈 때

내 생각이 무엇을 말하는지
내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지
내 몸이 어떤 걸 원하는지

초코칩 쿠키 한 조각을 베어 물며
이 순간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

그러다 다시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앉아,

그렇게






과로사하는 백수와 게으른 완벽주의자의 모순


나의 주변 사람들이 나를 보며 자주 하는 말 중에 ‘백수가 과로사한다’라는 말이 있다. 예민 덩어리에 가만히 있으면 무언가 해야 될 거 같고 안 하면 불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주변의 안 한 것들이 보이고 가만히 있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나에게 제발 가만히 여유를 즐기라고 해주는 참 모순된 말.


, 게으른 완벽주의자라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에는  누구보다 몸을 사리지 않고 열정을 쏟지만 두려움이 많고 걱정이 많고 안정을 추구하는 성격이라  안에서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 쉽게 시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의외로 충동적이라 미루던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 어디서 이런 에너지가 나왔나 싶을 정도로 속전속결의 엄청난 집중력도 보인다.


언제부터 나는 과로사할 정도로 가만히 있는걸 힘들어했을까? 생각해보면 어릴 때의 나는  느릿느릿 게으른 아이 었다. 천성이 한없이 느긋해서 급하게 뛰어다니는  없이 되면 좋은 거고 안되면 어쩔  없는 거지 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같다.


요즘 들어 주변 사람에게 들은 말이나 받은 억압으로, 주위의 시선을 살피고 눈치를 보며 변한 나의 모습이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천성이 여유롭고 게으른데 게으른 것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모습을 부지런하고 계획적이며 체계적인 모습으로 억지로 변화시켰다. 스스로 바라본  모습이 억지로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몸에 힘을 잔뜩 줘서 괜찮아 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는   가끔 내가  이렇게 불안하고 급하게 쫓기면서 사는 건가 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그래서 나 스스로를 너무 사랑하는 나는 다른 사람이 없이 혼자 있는 시간에는 예민함과는 모순되게 타고난 게으르고 느긋한 모습으로 돌아가나 보다.





나에게 '여유'란?


특유의 예민한 성격 탓에 같은 상황에서도 남들보다  많은 신경을 쓰고 반응하며 에너지 소비를 하는 나는 무언가를 해야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부담을 느끼고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압박까지 받는다. 외부로 향하는 모든 에너지들을 내면으로 돌리는 시간이 없으면 나는 정말 충전이 되지 않고 소모만 되다가 결국은 방전되어버릴 것이다. 진짜 과로사하는 백수가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휴식은 여러 사람을 만나러 돌아다니는 것이 아닌 조용하고 요양 같은 휴식이다.

바람소리가 들릴 정도로 평화로운 공간과 조용한 분위기, 사람이 많이 없는 . 혼자 사색할  있고 나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그런 그림을 그리며 나에 대해 다시 알아가기를 반복하는 시간, 불안함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고 평화롭게 보낼  있는 시간을 나는 항상 필요로 하고 찾고 구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유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내가 처음 떠올린  혼자, 가만히, 어딘가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떠오른 생각을 점점 구체화를 시켜보니 나의 페르소나는  곳에 가만히 앉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불안해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가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고 느끼면 잠깐 생각을 멈추고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그냥 가만히 앉아 있음을 즐기는 상태가 되었다.


사이에 섞여 들어가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눈치를 보고 시간과 규칙 안에서 다듬어져 가는 모습보다는 그림 속 페르소나처럼 가만히 앉아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흘러가는 시간을 느끼고 스스로 통제하고 있던 내면과 육체의 욕구에 집중해 나 자신을 돌볼 수 있는 그런, 어쩌면 남들 눈에는 의미 없고 한량처럼 보일 수도 있는 유유자적한 시간이 바로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여유인 것이다.


이렇게 나의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고 나의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시간이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느껴졌다.  혼란스러운 내면의 이야기에  기울여 나라는 사람에 대해   그림과 글로 정리하고 풀어가고 싶어 이렇게 천천히 느긋하게 그림 에세이를 시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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