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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May 06. 2024

하소연(2)

2024년 목요일 경찰서

목요일이 되었다.

저녁 6시 퇴근하여

6시 20분 경찰서에 도착했다.


여수사관이 스마트워치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등

다양한 제도를 내게 설명해 주었다.

그 설명만으로도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본격적으로 진술이 시작되었다.

아동복지법위반 건이 끝나자 밤 9시 반.

목요일은 항상 퇴근하면 아이에게 가는 날이라

KTX를 타는데, 혹시나 진술이 끝나고 갈 수 있을까

싶어 9시 반으로 예약해 뒀었다.

하지만 반환요청을 했다.

경의중앙선이라도 타고 가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폭행과 협박 건 진술까지 마저 끝내자

시간은 밤 11시.

경의중앙선 전철은 운영 시간이 끝났다.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서울집 아버지에게 전화를 하고

석계역까지 가서 마을버스마저 끊겨

택시를 타고 집에 갔다.


다음 날, 새벽 6시 50분 무궁화호 기차를 탔다.

금요일은 탄력근무제로 11시까지 출근이었다.

어제 아이를 보지 못했던 것이 걸렸다.

그리고 이날은 남편이 면접교섭권을 행사하는 날이다.

그리고 하필 이날 오전 남편에게 형사고소 건으로

경찰서에게 남편에게 연락을 하게 되었다.

보통 금요일 오후 4시면 아이를 데리고 서울로 가는데

혹시라도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싶어

새벽이라도 아이 얼굴을 봐야 할 것만 같았다.


어제 아이는, 늦은 시간, 영상 통화로

"엄마, 기차가 없으면 오지 마.

 기차가 있으면 와."

나에게 들리는 메시지는 '기차가 있으면 와'였다.

첫 문장, 기차가 없으면 오지 말라는 소리가 아닌,

끝 문장, '기차가 있으면 와'였다.


아침 7시 30분 용문역에 도착하여 택시를 탔다. 

현관문을 들어서는데 양치질을 하고 나오는 아이와 마주했다.

"어젯밤에 기차가 끊겨 오늘 아침에 첫 기차 타고 왔어."

하고 아이를 꼭 안았다.

아이는 별로 좋아하는 내색은 없었지만,

아이는 좋아했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바로 엄마가 용문역까지 데려다주었다.

8시 15분 용문역에서 전철을 타고 양평역에서 내려

8시 48분 KTX를 타고 서울역에 가 회사에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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