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ch Identity do you want to have?
오매불망 기다림이 어느덧 현실이 되어 설레는 3번의 금요일 밤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말인즉슨, 드디어 지난 주 금요일 김다영 선생님(a.k.a nonie)의 여행 커리어 웍샵이 시작됐다는 것.
잔잔한 그리고 때론 치열한 일상에 활력소가 됨은 물론이고,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고 겸허하게 임하는 시간이다. '여행 커리어'에 대한 실체 확인과 워너비 입장으로서 자가 검증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시작하는 항해이니 순항을 적잖이 기대하지마는 전적으로 내 마인드에 달려있다. 남은 두 번의 여정 동안 심연의 문을 활짝 열고 나를 들여다보기로 각오 했으니 말이다.
1주차 수업의 세 가지 과제 중 하나는 1인 기업 vs. 프리랜서에 대하여 다룬 두 편의글을 읽고, 아울러 팟캐스트 한 편을 들어 본 다음 둘 간의 차이란 과연 무엇일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물론 내 관점과 향후 계획을 정리해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글 두편과 팟캐스트 1 epsiode는 아래 나열된 바와 같다. 틈틈이 글을 재차 읽어보는 것도, 출퇴근길 활용해 들었던 팟캐스트를 늦은밤 따스한 차 한잔 곁에 두고 다시 들어보는 것도 제법 즐거웠다. 끄적일 거리와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외부 자극은 늘 반갑고(?), 재밌다.
글 1)
프리랜서라는 직업은 없다.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프리랜서라는 삶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프리랜서를 굳이 정의하자면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은 채 개인으로 일하는 사람이다.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물론 대개 선택되지만), 일상을 스스로 꾸리며, 일과 생활에 관련된 모든 것을 스스로 정할 자유가 있고, 대신 모든 선택을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사람. 프리랜서의 자유란 이런 것이다.
지레 짐작해오던 프리랜서에 대한 정의내지는 의미를 재정립 해볼 수 있는 글이었다. 프리랜서는 직업을 의미하는 바가 아닌 '삶의 형태'란 것이다. 막연히 현 상태로부터 물리적 혹은 정신적 '자유'를 꿈꾸는 것이 곧 프리랜서가 되길 희망하는 것과 종종 동일시해오곤 했는데, 칼럼에서 말하 듯 모든 선택에 대한 오롯한 책임을 져야만 자유란 것을 맛볼 수 있을테니 이쯤에선 정신을 차려야 할 듯 싶다.
모든 것을 스스로 정하는 그 '선택'을 '자유함'이라는 상태로 누리게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까, 란 두려움이 엄습한다. 즐거움이 상쇄해줄 수 있을까? 정말 누군가가 나를 찾아주고, 나에게 프로젝트를 맡겨줄까? 선택은 곧 자유다라기보단 되려 선택은 괴로움, 피로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언젠가 우리는 모두 프리랜서가 될 것이다. 솔직히 말해 사실은 백수가 될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세상이 그런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직장 수는 감소하고 자연히 취업은 어렵다. 평생 직장은 오래전에 사라졌고 은퇴는 빨라지고 있으며 그럼에도 일은 계속해야 한다. 로봇이 우리가 하는 일을 대체하는 날도 머지않은 미래이다. 반면 공간의 제약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일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어떤 프리랜서는 노트북 하나, 심지어 스마트폰 하나만 들고도 세계 어디서나 일한다. 적은 수의 직원에게 최대치의 일을 시키려는 회사에서 번아웃된 사람들은 퇴사를 택하고 더 좁은 취향의 시장은 각기 다른 크기로 커져가고 있다. 때문에 언젠가 우리는 모두 프리랜서의 삶을 살게 된다. 지금 프리랜서로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날을 미리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까 프리랜서의 삶의 기술을 미리 습득해 두는 것은 언젠가 사용할 기술을 익히는 것과 같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능동적이든 수동적이든 프리랜서가 되어야만 할 것 같은 뉘앙스의 '될 것이다'란 결론엔 동의하지 않는다. 세상의 빠른 변화에 발맞춰 자발적 '백수'가 되는 현상에 쓸려가는 것이 정답도 해답도 아니라 생각한다. 저자가 언급했 듯 프리랜서란 '삶의 상태' 아닌가. 앞으로 다가오는 머잖은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소속'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프리랜서란 '상태'를 선택할 수 있게되는 것 아닐까. 걷잡을 수 없는 트렌드의 흐름과 job market의 변화는 위기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
하여, '프리랜서의 삶의 기술'을 습득해 두길 권하는 11년차 프리랜서의 조언은 가슴 깊이 새겨두어야 마땅하다. '나만의 기술'이 없다면 직장에서도, 직장 밖 정글에서도 살아남지 못할 것은 매한가지 아니겠는가.
여행가, 여행 작가, 에세이스트, 여행의 모든 것 큐레이터, contents creator, 편파적 취향 저격 여행 신문 발행인, 글로벌 여행 전문 Interviewer의 그 어딘가 사이에 끼여 생의 남은 나날들을 보내고픈 나에게는 나만의 '기술'을 만드는 준비가 시급하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큼 뛰어든 준비가 바로 이번 워크샵이다. 프리랜서라는 상태를 가질 수 있게될까. 준비도 검증도 시급하다. 김다영 선생님의 어떤 글을 인용해보자면, '취미가 아니라 경력을 쌓고 시장성을 검증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글 2)
구체적이고, 실질적이고, 다이나믹하다. 무엇이? 이 글에서 말하고 있는 프리랜서로서의 삶의 허와 실. 긴 세계여행 후 프리랜서의 삶을 선택했다는 저자는 본인의 생생한 리얼 라이프 스토리 텔링을 통해 '먹고사니즘'에 대해 설파한다. 글 한 편에 희노애락이 춤을 추는 듯하다.
하고싶은 일을 하기 때문에 즐겁지만 직장인과 견주어 볼 때 궁극의 워라밸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출퇴근이란 프레임이 없어지니 되려 일을 향한 생각에 매몰되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상대적이겠으나 돈을 벌지만 '많이 번다'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한다. 들쑥날쑥한 수입에 예상보다 더 불안해질 때도 있고, 아끼는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데 바로 할 수 없었던 날들도 있었다고 하며, 지급일이 한 달 이상 미뤄진 적도 있었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봐도 불안과 공포가 상승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저자는 '잘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라 말하고 있다. 준비해야하지만 준비한다해서 준비할 수 없는 게 미래이기 때문이라고. 또한,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나에 관한 지식'을 몸소 체득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배우는 게 아닌 '닥쳐서 느끼는 것'이란 표현을 했는데, 이보다 더 실감날 순 없을 것 같다.
모든 일과 생활을 '날 것'으로 느끼며 살아가는 삶이란 표현도 했는데, 통장을 스쳐 지나가던 월급은 '숫자'에 불과했다면, 프리랜서로서 해내는 하나하나의 프로젝트와 그로 인한 보상인 돈 한 푼 한 푼이 '살아간다'는 느낌을 생생하게 안겨주기 때문이란다. 하고 싶지 않은 일, 잘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은 정중히 거절할 수 있고, 지금의 불안감을 잘 다스려 오래 살아 남기 위한 노련한 마인드를 만들 수도 있고, 이러저러한 결정과 후회와 갈등과 노력이 모두 내 것이 되기 때문이라고도. 이 모든 것의 실체가 '자존감'이길 바란다는 저자의 한 마디에 수줍지만 응원을 건넨다.
여행 관련 커리어 분야에서 원하는 일을 하려면 불가피하게 프리랜서가 되어야겠지, 란 막연한 생각만 해왔었던 내게 실질적인 '공부'가 되어준 글이다. 프리랜서로서의 개인적인 삶을 다룬 글인지라 '커리어' 측면의 내용이 다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웠지만 훌륭한 참고서를 만난 기분이다.
나로서도 밟지 않을 수 없을 이 모든 과정과 시행착오에 기꺼이 뛰어들만큼 지금의 목표와 계획이 분명한지, 어떤 전략을 세우고 어떻게 스텝 바이 스텝 현명하게 나아갈지 매 분 매 초 고민을 거듭해야겠다.
팟캐스트)
'쿨하게 생존하라'라는 책의 저자이자 1인 기업가인 '김 호' 대표가 게스트로 참여한 약 50여분의 팟캐스트다. 잔잔한 보이스에 얹어진 묵직한 한 마디 한 마디가 주옥같아 메모가 간절했다.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공유해본다(메모의 퀄리티는 기대하시지 말지 말입니다 ^^).
앞서 읽은 두 글에서의 프리랜서는 주관적이지마는 비유해보자면 좋은 와인이 되어가는 중인 오크통 속 잘 밟힌 포도같다. 팟캐스트에서 김 호 대표가 묘사하고 소개하는 1인 기업은 오랜 시간 잘 숙성된 와인을 막 오픈하고 테이스팅하는 느낌이다.
프리랜서라는 상태로서 영글고 (밟히고) 숙성되어야 하는 과정을 겪어 가면서 종국에는 1인 기업가라는 직업에 다다르게 되어 커리어를 완성시켜나가는 것이 아닐런지. 하나의 연장선상으로만 볼 수 있는 것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게 차이를 말해보고 선택을 해보라면 아마도 이렇게 답하지 않을까, 란 생각이다.
프리랜서와 1인기업으로서의 차이가 다음과 같은 것들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짐작을 해보게 됐다.
- 비즈니스에 대한 시야 (기업이 되면 챙겨야 할 것들이 360도선상에 포진돼있다)
- 프로젝트 수주 규모
- 셀프 브랜딩 vs. 기업이 가진 기술을 표방하는 마케팅
-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인식과 이미지에 기반한 포지셔닝 (다소 부정적인 프리랜서에 대한 인식)
김 호 대표의 비유가 참 적절하고도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는 1인 기업가를 하루에 한 테이블만 받는 레스토랑의 셰프인 것 같다고 표현했다. 혼자서 운영하고, 하루에 한 팀 또는 한 명에게만 집중하고, 그를 위해 메뉴도 서비스도 커스터마이징 한다는 것이다. 꽤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다.
아울러, 그는 직장이 아닌 '직업'을 찾으라고 권한다. 직장에 다니는 걸 직업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는 것이다. 직장은 나를 언제든 밀어낼 수 있고, 자발적으로 내가 언제든 나올 수 있는 곳이지만, 직업은 내 개인기의 총체이자 확고한 '기술'이라고 말한다. 기업은 점점 쿨해지는데, 우리는 여전히 쿨해지지 못하고 나를 지켜줄 것만 같단 생각에 치우쳐 있기에 '(나만의 확고한) 개인기 연마'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생각을 못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슴 한 켠이 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계속해서 언급되는 기술 연마는 R&D 측면뿐만 아니라 마케팅, 브랜딩, 관계 지속, 커뮤니케이션 등을 모두 포함한다. 프리랜서 그리고 1인 기업가가 3년후 5년후를 위해 here and now에서 버티고 버텨야하는 것처럼, 목전에 서 있는 나 그리고 여러분도 '지금' 해야 한다. 무엇을?
- 개인기 연마, 즉 R&D
(자기만의 학습수단 만들기; 김 호 대표님의 행간을 읽자면 백번 천번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 자기 자신을 위한 제안서 만들기
(프리랜서, 1인기업으로 독립을 하건 안하건, 나만의 개인기는 무엇이 되어야 하고, 내가 기업을 한다면 무
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 Sustainability를 위한 씨 뿌리기
(장기전 대비. 지금 당장의 이해관계가 아니더라도 내 전문성을 활용해 도움을 건넨다. 인연은 돌아온다.)
- Self-discipline
(자기만의 확고한 루틴을 확립해나가기. 신뢰도 상승으로 연결된다.)
첫 마음보다 글이 길어졌다. 생각이 많아서이리라.
마음이 꽉 차다못해 쫄깃해진 기분이기도 하지마는 심경이 복잡해진 것도 사실이다.
마무리하자.
나는 프리랜서로 독립하게 될 것인가, 1인기업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될 것인가?
커리어의 목표와 속성 그리고 계획에 맞게끔 선택하고, 튜닝하고, 바로 지금 움직여야하는 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따스한 차 한잔 우려내고, 두 번째 과제(중장기 계획 To-do list)를 하러 가야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hoever you a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