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기쁨이 혹여 달아날까, 조심스러운 마음
7월의 어느 월요일 아침, 손끝이 차가웠다.
배아 이식이 예정된 날이었다.
몇 달간의 주사와 약물, 희망과 좌절을 지나
드디어 '기회를 다시 얻은 날'이기도 했다.
지각이 두려워 차를 버리고 지하철로 뛰어들었다. 남편은 출근 시간을 피해 병원으로 오기로 했다.
아홉 시 무렵, 내 이름이 불렸다.
“냉동 배아 두 개 중 하나를 해동했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요.
지금 다른 배아를 다시 해동 중이에요. “
말은 담담했지만, 내 심장은 요동쳤다.
두 개 중 하나가 사라졌다니,
그 한 개마저 안 좋으면 어떡하지.
나의 내일도 함께 멈출 것만 같았다.
며칠 전부터 남편과 이식할 배아 개수를 두고
고민했었다.
고령 산모는 복수의 배아 이식이 가능하다.
나는 쌍둥이맘 육아 브이로그를 찾아보며
두 배의 고단과 두 배의 기쁨을 수없이 시뮬레이션했다.
김칫국도 이런 김칫국이 없었다.
결국, 하나의 아이에게 충실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병원에 온 건데.
막상 배아 상태가 안 좋다는 말을 들으니
그 결심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유산의 기억까지 밀려왔다.
화장실로 달려가 짧고 굵게 울음을 토했다.
거울 앞, 붉은 눈으로 심호흡을 했다.
‘내 마음이 흔들리면, 배아도 불안하겠지?’
입술을 깨물며 마음을 다잡았다.
‘아직 마지막 희망이 남았어.’
다행히 두 번째 배아는 이식이 가능했다.
수술실에 들어서자 주치의가
모니터에 배아 사진을 띄워 보였다.
“중급 포배기 상태입니다.”
의학적 용어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앞선 배아보다 낮은 단계라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얇은 관이 자궁 속으로 삽입되는 순간
모든 과정은 고요하게 지나갔다.
따뜻한 손길이 내 손을 감싸며 말했다.
“임신하고 오세요.”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나는 회복실 침대에 누워
오늘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임을 알았다.
'이번에 안 되면, 다시 하면 되지.'
스스로를 다독이며 눈을 감았다.
며칠 동안은 특별한 증상도 없이 시간이 흘렀다.
가끔 배가 콕콕 쑤셨고,
잠이 몰려와 일찍 눕기도 했다.
내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약을 제시간에 챙겨 먹고,
몸과 마음을 최대한 평온하게 두는 일뿐이었다.
이식 열흘째 되는 날.
병원에 가기 전, 임신 테스트기를 꺼냈다.
조금이라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싶어서였다.
희미하게, 그러나 분명히—
두 줄이 나타났다.
숨을 들이마셨다.
세상이 멈춘 듯 조용했다.
소리치고 싶었지만, 혹시 설레발이 될까 봐.
다가온 기쁨이 달아날까 봐.
꾹꾹 삼켰다.
속으로만 수없이 되뇌었다.
“정말… 기뻐해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