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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PD Nov 18. 2021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옐로우스톤

로스앤젤레스 ~ 라스베이거스 ~ 옐로우스톤 ~ 시애틀로 이어진 로드 트립

여행 일정을 떠올리는 순간, 피로 물질은 중화되어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역마살의 약효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초의 탐험가들의 목격담이 비웃음거리가 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옐로우스톤이다. 파견 근무 당시의 뉴욕과 워싱턴, 레이크 타호, 1번 국도,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와 그랜드 캐년 등을 부지런히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여정을 그려나간다. 광활한 대륙 운전 경험은 하루하루의 동선 결정에 한몫한다. 출발 두 달 전, 일행들은 먼저 로스앤젤레스로 향하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조인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라스베이거스와 그랜드캐년


빛과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포함한 여행 패키지 상품에는 거의 예외 없이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 수위권을 놓친 적이 없는 그랜드캐년이 포함된다. 차로 이동하려면 왕복 10시간 거리다. 파견 근무 당시 두 번의 라스 베가서와 그랜드 캐년 투어를 감행한다. 설레던 첫 번째 여정은 동료 6명과 실리콘 밸리 새벽 출발로 시작된다. 캘리포니아의 끝이 보이지 않는 과수원, 시에나 네바다 산맥의 고갯길, 그리고 네바다 사막을 건너 9시간 만에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밤거리에 입성한다. 테마를 입은 호텔과 스케일이 남다른 무료 야외 쇼로 하루가 순삭 된다. 다음 날 새벽, 차는 흔들어 대는 강풍을 뚫고 5시간 만에 그랜드 캐년 사우스 림에 도착한다. 11월 말, 초겨울을 알리는 눈이 살짝 덮인 그랜드 캐년은 경이로움이다. 돌아오는 길은 여행 주동자의 유타 경유의 열망을 반영한다. 무심히 한 동의는 폭설로 인한 통제로 길고 긴 드라이브가 되어버린다. 눈 내린 사막은 더욱 몽환적으로 다가온다.


이듬해 여름, 선배 커플과 4명은 시외버스스러운 미국 국내선 비행기에 탑승한다. 늦은 예약으로 비행기 끝 좌석을 받는다. 목적지까지 보내줄 꼬리 엔진의 우렁찬 소음은 승무원의 안전 교육을 4명을 위한 특강으로 만든다. 영어가 능숙한 선배만 이해한 눈치다. 그랜드 캐년을 배우자분들께 선물한 후, 카지노를 향한 불타는 욕망은 선배의 4시간 만에 라스베이거스 복귀 운전을 경험하게 한다. 세이블의 속도계 바늘은 표시 한계인 80마일에 붙어 떨어질 줄을 모른다. 라스베이거스를 향하는 차량에 대한 경찰의 배려는 사실인지도 모른다.


그랜드캐년을 보고자 하는 일행들에게 이전의 경험을 털어놓고 의견을 묻는다. 돈으로 해결하잔다. 일인당 300달러가 넘는 그랜드 캐년 경비행기 투어 패키지를 예약한다. 새벽 6시, 엑스칼리버 호텔 앞에서 셔틀을 타고 30분 정도 이동한다. 헤드셋을 착용하고 10명 내외가 탑승하는 경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발아래로는 라스베이거스의 확장성을 펼쳐진다. 후버댐과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날아 그랜드캐년 웨스트 림의 작은 활주로에 착륙한다. 사무실과 기념품샵이 공존하는 공간에서는 몸무게 측정과 쇼핑이 진행된다. 헬기는 균형이 생명이다. 조종사는 그랜드 캐년의 깍까 지르는 절벽을 근접 촬영할 수 있도록 아찔한 배려를 선물한다. 바람은 다행히도 조용하다. 그랜드캐년의 어머니 콜로라도 강변에 착륙하고 모래 밭길을 걸어 보트 선착장에 다다른다. 중국계 미국인 가이드는 바람과 물이 만들어낸 거대한 계곡을 안내한다. 사무실로 돌아오자 버스 투어가 진행된다. 짜릿한 절벽 촬영 시간들이다. 그리고 독수리로 착각할 만한 까마귀들 사이에서의 점심 식사. 반나절 코스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옐로우스톤


가장 인접한 대도시인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옐로우스톤까지도 6시간은 족히 걸린다. 쇼핑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의 매력은 정오 출발을 4시로 미루고야 만다. 솔트레이크 시티를 앞두고 쉬어가기로 한다. 다음 날 아침, 옐로우스톤 남쪽에 자리한 Grand Teton 국립공원을 지나가는 코스를 선택한다. Bear Lake에서는 트레일러를 개조한 캠핑카를 드림 보드용 사진으로 담는다. 해질 무렵의 Jackson Lake는 설산과 저녁노을과 어우러진다. 아직도 한 시간을 넘어 달려야 숙소인 west yellowstone이다. 다음 날이면 태초의 지구를 만나게 된다.


옐로우스톤에서 시애틀


Mommoth Hot Springs를 뒤로 하고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간 북쪽 게이트에 인접한 Gardiner를 지난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몬타나는 작은 호수들이 무수히 흩어져 있었다. 도로에서 만나는 몬타나는 말과 소 목장들의 연속이다. 간혹 도로 옆을 지나는 100량 화물 열차가 단조로운 풍경에 변화를 부여한다. 아이다호의 산길을 지나 워싱턴주에 들어서자 허기가 몰려온다. Spokane 시내 중국집을 찾아 들어간다. 친절한 사장님은 한국인 입맛 맞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그리고 면과 밥 요리를 준비해준다. 무료함이 만들어낸 일정 변경을 반영하여 최대한 캐나다 국경에 접근하면서 10시간이 넘는 3명의 릴레이 드라이브는 마침표를 찍는다. 다행히 자정이 넘기지 않은 체크인이다.


시애틀에서 밴쿠버 섬


The Butchard Garden으로 목적지를 변경하는데 동의한 이유는 밴쿠버 다도해 페리다. 일주일 넘어 축적된 피로는 늦은 기상이 된다. 국경에서의 입국 심사가 지루하다. 페리를 타려는 차들의 긴 행렬에 한숨이 나온다, 한낮의 태양 속에 아이스크림이 위로가 되어 준다.


육지와 섬으로 둘러 쌓인 바다는 잔잔하다. 난간에 기대어 밴쿠버 다도해에 멍한 시선을 던진다. 밴쿠버 섬에 위치한 부차드 가든에 도착한다. 사람의 손으로 잘 다듬어진 나무와 꽃들 사이를 걸어본다. 취향은 아니지만 가끔은 적응할 만한다. 


돌아오는 배편은 다시 국경을 넘어 시애틀행이다. 선착장에 주차를 하고 지나쳐온 음식점을 향한다. 승선 때까지 여유롭지 않다. 피자를 사서 차 안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한다. 미국 입국 수속을 진행하는 제복 차림의 직원이 다가온다. 웃으며 피자 맛있냐며 여권을 보여달라고 한다. 한국 여권을 보며 반가워한다. 부산에서 2년간 지낸 경험이 있다면서 기분 좋게 입국 도장을 찍어준다. 해가 지고 미국 땅에 내린 차는 다시 부지런히 시애틀 공항 근처로 달린다. 다음날 못다 한 쇼핑을 마치면 귀국이다.


일정을 정리해 보면...


1일 차 16:00시경 라스베이거스 도착 (일행은 3일 전 로스앤젤레스 도착)

2일 차 라스베이거스 호텔 투어

3일 차 오전 그랜드 캐년 경비행기 투어

         오후 라스베이거스 투어

4일 차 쇼핑과 라스베이거스 투어

         16:00 시경 옐로우스톤으로 출발

5일 차 솔트레이크 시티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21:00 웨스트 옐로우스톤 도착

6~7일 차 옐로우스톤

8일 차 오전 옐로우스톤

         12:00 시애틀로 출발

         23:00경 시애틀 북쪽 숙소 도착

9일 차 밴쿠버 섬 부차드 가든

10일 차 시애틀에서 귀국


로드 트립으로 만나는 옐로우스톤


옐로우스톤 북쪽에 자리한 Bozeman, 남쪽의 Jackson을 향하는 비행기 편을 이용해도 된다. 옐로우스톤에서는 랜트가 필수다. 목적지를 향하면서 만나게 되는 국립공원으로 선정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한 드라이브 코스는 미국 서부 여행의 꽃이다. 과정이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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