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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쁜남자 Oct 14. 2024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에 투자하기

바벨 스쿼트로 하체 운동하면서

운동하러 가기 전부터 두려운 날이 있습니다. 그날은 바로 하체 운동을 하는 날입니다. 개인차가 있겠으나 저 같은 경우 오늘 하체 운동을 했다면, 그 다음 날은 가슴 운동, 그 다음 날은 등 운동, 그 다음 날은 어깨 운동, 그 다음 날은 다시 하체 운동, 이런 식으로 운동을 진행합니다. 4일이 루틴으로 돌아가는데, 유독 하체 운동을 하러 가는 날이면 괜히 더 피곤한 것 같고, 다리도 좀 아픈 것 같고, 오늘 하루는 쉬고 싶다는 생각이 샘솟습니다. 한마디로 꾀병을 부리는 것이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체 운동하는 날이 가장 힘들기 때문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으나 저는 그렇습니다. 같은 시간을 운동해도 하체 운동하는 날에 가장 많은 땀을 흘리죠. 하체 운동을 제대로 마치고 3층인 헬스장에서 1층으로 계단을 밟고 내려가면 다리가 후들거리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체 운동만큼은 피할 수 없습니다.







자기계발 분야의 대표적인 필독서 중 하나인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 박사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는 스케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시간 관리 매트릭스(Time Management Matrix)’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요하고 급한 일’,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로 분류한 다음, 개인 스케줄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위기의 발생을 줄일 수 있고,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대체로 장기적인 목표 설정, 관계 구축, 개인 성장, 건강관리 등이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에 속합니다. 하체 운동 역시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에 분류될 것입니다. 







하체 근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우리 신체에서 하체 근육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 60~70%로 알려져 있습니다. 직립보행을 하는 우리 인간이 걷고 뛰고 앉는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 나아가 신체의 전반적인 균형과 안전성을 위해서라도 탄탄한 하체 근육이 필요합니다. 종편 건강프로그램에서 어렴풋이 들었던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하체 근육이 발달할수록 기초대사율이 증가하고, 혈액 순환까지 촉진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이를 먹을수록 하체 근육만큼은 잘 유지해야 한다고 모든 의사들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이토록 중요한 하체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니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운동 루틴에 반드시 집어넣어야 합니다. 하체 운동으로는 스쿼트, 런지, 레그 프레스, 레그 컬, 힙 쓰러스트 등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즐겨하고, 가장 먼저 하는 운동은 바벨 스쿼트입니다.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바벨을 승모근 위에 올려놓고 수행하는 바벨 백 스쿼트입니다. 그냥 간단하게 바벨 스쿼트라 말하겠습니다.







바벨 스쿼트가 어려우면서 힘든 이유는 하체 운동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코어 근육과 상체 근육까지 이용해야 하는 복합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바벨 스쿼트를 수행할 때는 발바닥, 무릎, 엉덩이, 허리, 가슴, 어깨, 목 등 신경 써야 할 신체 부위가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무엇 하나라도 놓친다면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죠. 한번을 하더라도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되기에 참으로 어려운 운동 중 하나입니다.



무게에 대한 두려움도 무시할 수 없죠. 데드리프트나 벤치프레스 같은 경우는 바벨을 살짝만 들거나 당겨보면 느낌이 바로 옵니다. ‘아!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아니다.’ 반면, 바벨 스쿼트 같은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바벨을 승모근에 짊어지고 서있는 것 까지는 가능합니다. 그 다음에는 주저앉아야 하는데, 이때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주저앉는 것까지는 두려울 게 없죠. 문제는 그 다음에 중력의 힘을 거슬러 일어서야 하는데, 혹시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해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일어서지 못하면 바벨에 깔려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무게를 올리는데 주저하게 됩니다.







신경숙 작가는 에세이 『요가 다녀왔습니다』를 통해 오랜 세월 요가를 해오며 경험하고 느꼈던 일들을 글로 옮겼습니다. 신경숙 작가는 요가를 하면 할수록 요가 실력이 발전은 고사하고 점점 후퇴되는 것 같다고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뒤로 물러날지라도 요가를 꾸준히 해나가겠노라 다짐합니다.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바벨 스쿼트가 동작도 어렵고, 무게를 올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입니다. 하체 운동하는 날이 되면 꾀병이 도지고 가기 싫은 마음이 천장을 뚫지만, 이 또한 오늘도 해내겠습니다. 하체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시간을 좀 더 끌고 싶은 마음에 주절주절 글이 길어지고 있네요. 이만 마무리하고 헬스장으로 향하겠습니다.



바벨 스쿼트를 하며

오늘도 딴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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