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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여덟 번째 하늘

20230309

by 빛구름
Heavens (68).jpg 서울, 대한민국

그간 잃어버린 것이 많았다.

수십 개의 우산과 몇 켤래의 신발.

말랑말랑한 렌즈와 현금 얼마. 그리고 몇몇의 친구.

망각의 애석함은 기억이 작을수록 더 크게 다가온다.

생은 참 짧은 단편의 영화 같다.

이 영화의 모순은, 러닝타임이 길어질수록 압축된 망각의 시간을 남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이 반복하여 남기도 한다.

사랑에 빠지던 장면, 사랑을 퍼부었던 장면.

사랑으로 하나였던 장면, 사랑을 만끽했던 장면.

이 짧디 짧은 영화 속에서 사랑마저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이 남을까.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이 영화의 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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