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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금태 Mar 26. 2021

에필로그_보통의 음악과 일상

집에 오는 길에 두 장의 앨범을 샀다.

이미 가지고 있는 앨범들이지만 그냥 사고 싶어서 또 샀다. 이 두 장은 처음으로 구매한 재즈 앨범 1호, 2호라 더 애착이 가는 앨범들이다.

 메쓰니(Pat Metheny) <Are you going with me?> 처음 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모든 상점이 문을 닫은 어두운 지하상가. 유일하게 환한 빛을 밝혀 주던 소리그림. 음반 가게 한가운데 한 명이 겨우 지나갈 공간에 쪼그려 앉아 들었던 이 노래.

뭐가 그리 우울했는지... 뭐가 그리 억울했는지....

저 멀리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잡힐 듯 말 듯 몽글하게 퍼지는 사운드가 나를 안아주며, 가슴 한구석이 왈칵했던 기억이 난다.


항상 음악은 기억을 머금고 있다.


일상에 잊고 지낸 모든 것들이, 그때의 내가, 그때의 공기가, 그때의 이야기들이... 그리고 사소한 모든 움직임들이 오늘 밤 이 노래를 들으니 다시 떠오른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 이 곡을 들을 때면 당시 내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머릿속을 채운 잡념 하나하나까지도. 한 가지 바람이라면,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오늘 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보통의 음악과 일상은, 희미해진 기억 속 선명하게 떠오르는 멜로디에 다시금 밝아진 시간에 대한 기록입니다. 부족한 제 글에 공감과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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