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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바다와 풍경을 자랑하는 제주도이지만 사실 비즈니스 출장으로 제주도를 가게 될 때는 대부분 공항 반경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제주시에 머물게 된다. 물론 제주시에는 최근 몇 년 간 신라스테이나 롯데시티 호텔 등의 세련된 호텔들이 들어왔고 메종글래드 같은 가성비 좋고 수준 높은 호텔 들이 리노베이션을 하는 등 수준급의 숙박 경험을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갈수록 도시 같아지는 제주시는 무언가 낯설기만 하다.
'바다가 필요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찾아본 결과, 신제주나 제주시청 등의 시내에서 가깝고 공항과도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근처에 바다를 끼고 있는 노다지 지역을 찾아냈는데 바로 용두암 제주 워터월드 등으로 유명한 '탑동'이다. 탑동은 실제로 그 접근성과 휴양의 요소를 고루 갖추어 제주시의 다양한 학회 세미나나 단체 행사가 자주 열리는 곳이며 해안로를 따라 길게 뻗어있는 다양한 상권으로 번영 중인 지역이기도 하다.
이제 묵을 호텔을 찾아보면 되는데 사실 탑동에서 오션뷰를 보유하고 있고 걸어서 해변으로 편하게 갈 수 있는 호텔 들은 그리 많지 않다. 라마다 플라자 제주, 오션 스위츠, 그리고 호텔 리젠트 마린 더 블루 정도인데 어쨌거나 조사장은 세 곳 모두를 다 가볼 생각으로 가장 익숙한 이름의 라마다 플라자 제주를 먼저 방문해보았다.
결국 사설이 매우 길어졌지만.. 그래서 이 글은 라마다 플라자 제주의 리뷰이다.
전통의 호텔 명가 라마다
필자가 가장 먼저 라마다를 택한 이유이기도 하고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분들 역시 라마다라는 브랜드에 대해서 어느 정도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것이다. 브랜딩 측면에서 라마다는 분명 꽤나 상위에 들어가는 네임밸류이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볼 수 있는 글로벌 이미지까지 갖추고 있다.
제주시에서도 역시 해변에 가장 가까운 꿀 같은 위치를 선점하고 있으며 잘은 몰라도 위치 선점에 꽤나 많은 공과 자본이 들어갔을 것이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라마다 호텔 제주는 어떤 호텔일까? 사실 라마다를 비롯한 대부분의 연식이 있는 4~4.5성급 호텔들은 숙박 경험이 기대치만큼 높지는 않다는 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는 어느 정도 세대가 바뀌면서 찾아온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한데 신라스테이나 롯테시티호텔 등의 미니멀하고 선택과 집중이 명확한 호텔에 익숙해진 우리 세대에게는 리노베이션을 거치지 않은 전통의 호텔 브랜드들은 여러모로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라마다 플라자 제주 역시 전반적으로 관리가 매우 잘되어 있는 편에 속하긴 하지만 좋게 말하면 클래식, 나쁘게 말하면 올드한 느낌을 피할 수가 없으며 무언가 살짝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고 표현하고 싶다.
화려하고 큰 규모의 호텔 로비
라마다 호텔의 로비는 2층에 위치해있으며 안으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규모가 아주 크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2층은 우측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며 정면에 보이는 델리는 이 호텔에서 가장 세련되고 현대적인 시설로 반갑게 맞이해주는 듯한 느낌이 매우 좋다. 또한 델리 활용에는 소소한 팁이 하나 있는데 잠시 후 설명하도록 하겠다.
2층으로 올라가면 붉은 웰컴 현수막과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겨준다. 분명 미니멀한 최근의 비즈니스호텔들과는 분명히 다른 느낌이지만 무언가 클래식한 느낌과 왠지 모를 푸근함까지 느껴질 정도로 로비의 전반적인 느낌은 색다르게 다가온다.
체크인 수속은 매우 편리하고 직원 분들 역시 매우 친절한 편이다. 언제나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능숙한 직원 분들의 안내와 서비스는 숙박객으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여러모로 기분이 좋다.
넓은 객실과 다양한 서비스
연식에 비해 객실의 상태는 매우 깨끗한 편이기 때문에 혹시나 오래된 연식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월의 흐름을 피할 수 없는 외관과는 달리 객실은 잘만 관리하면 충분히 청결함을 유지할 수 있고 오히려 객실의 공간은 요즘 업스케일 호텔보다 여유롭고 널찍해서 오히려 더 좋다고 판단된다. 전화기나 온도 조절기, 그리고 화장실 정도에서만 세월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라마다 플라자 제주의 가장 큰 장점은 해변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오션뷰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필자는 객실에 여유가 없어 오션뷰를 예약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사진도 없다.
인터넷으로라도 오션뷰를 좀 찾아보려 했으나 의외로 찾을 수 없었지만 제주시에서 오션 스위츠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오션뷰를 가지고 있는 호텔이라고 하니 이 부분은 믿고 넘어가도 될 것 같다. 가격 차이는 2~3만 원 정도 나는데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며 정 아쉽다면 1층의 연결통로에서 탁 트인 바다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조금 안쪽에 위치한 여러 호텔들도 오션뷰 객실을 가지고 있지만 위치가 위치인만큼 대부분 탁 트인 바다를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그 가격 차이를 지불할 만 가치는 사실 없다고 생각한다.
연식이 있는 4성급 이상 호텔에서 또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특징 중 하나가 화려한 미니바라고 할 수 있다. 위스키부터 각종 세면도구, 양말까지 정말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는데 사실 상 무용지물인 게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에 과연 몇이나 쓸까 싶기는 하다.
오히려 칫솔 같은 경우는 기본으로 배치되어 있지 않고 구매를 해야 되기 때문에 마이너스 요소라 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연식이 있는 대부분의 4성급 이상의 호텔에 거의 공통적으로 적용이 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시설 및 제공 서비스는 다양하지만..
호텔 내 서비스와 시설은 굉장히 다양한 편인데 스포츠 센터부터 피부 관리실, 다양한 종류의 레스토랑 등 그야말로 리스트만 보면 없는 게 없어 보인다. 성형이나 피부관리, 그리고 카지노는 중국 관광객 들을 겨냥한 스멜이 농후하게 느껴진다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일어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 역시 이 부분 역시 관광객 전 세대인 일본 타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더 궁금한 마음에 바/가라오케라고 하는 곳 까지 찾아가 보았다. 요즘 호텔 같은 몰트바 같은 것까지 기대한 건 아니지만..
딱 여기까지 와보고 나머지 시설 탐색은 안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잘은 몰라도 현시점에서는 상당한 적자를 안고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대에 뒤떨어져있는 시설들은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실망은 이르다, 우리가 핵심
이런 다소 실망스러운 시설의 이미지를 반전시킨 부분이 바로 로비 맞은편에 위치한 더 블루라는 뷔페인데 창 밖으로 뻥 뚫린 오션뷰와 함께 뷔페를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하니 이미 분위기부터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만 같다.
하. 지. 만 혼자 출장으로 온 가난한 필자에게 이 뷔페를 직접 경험하기는 가격이나 모양새나 적합하다고 보기 어려웠기에 언젠가 누군가의 손을 잡고 오게 될 그날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 했다.
이러한 필자를 달래 준 것이 바로 글 초반에 언급된 델리였는데 라마다플라자 델리는 오후 9시부터 해피아워를 진행, 케이크 등의 상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50% 할인을 진행한다. 최고급 수준의 델리를 바리바게트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조식불포함으로 예약한 투숙객들은 반드시 이용하기를 추천한다.
실제로 그 맛도 아주 훌륭하여 웬만한 유명 델리에 전혀 뒤지지 않으니 빵순이 빵돌이들도 믿고 구입하도록 하자.
탑동의 해안가를 걸어보자
호텔 리뷰에 굳이 주변 환경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이 또한 해당 지역 혹은 해당 호텔을 예약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데로 필자는 출장에 걸림돌이 없이 바다를 느낄 수 있는 지역을 갈망해왔고 탑동은 그에 정말 잘 들어맞는 곳이다.
호텔에서 나와 바로 왼쪽으로 보면 저 멀리 끝까지 해안가를 따라 네온사인들이 줄이어 보인다. 평소에 걷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필자 마저도 끝까지 걷고 싶게 만드는 이 길을 쭈욱 따라 걷다 보면 한 시도 지루할 틈 없이 끝까지 걷게 된다.
시원한 파도소리와 간간이 들리는 비행기 착륙 소리는 묘한 하모니를 이루며 아기자기한 맛집 전형적인 관광객 한탕 치기 음식점들은 누가 더 오래 버티나 내기라도 하는 듯하다. 행여나 심심할까 중간중간에 놓여있는 징검다리들을 하나 둘 걷다 뒤돌아보면 어느새 저 멀리서 야경 버프를 받은 라마다 호텔이 많이 갔으니 돌아오라 손짓하고 있을 것이다.
단순한 하룻밤 이상의 가치
라마다 플라자 호텔에서의 하루는 여러모로 필자에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오랜 전통의 호텔과 현대 호텔의 차이를 느끼는 것도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호텔을 선택하는 기준에서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라마다 플라자 호텔의 완벽한 입지는 그 어떤 화려한 외관이나 시설이 대체할 수 없는 가치를 충분히 제공해주고 있으며 다시 찾게 될 제주 출장에서의 필자의 선택은 아무래도 다시 탑동 어느 호텔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 방문 시에는 비슷한 위치에 있으면서도 리노베이션을 마친 리젠트 마린을 방문해볼 계획인데 그 호텔에서의 경험이 어떨지 매우 기대된다. 해당 호텔의 흥행 여부에 따라 이 지역에서도 호텔 리노베이션 열풍이 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글을 마무리한다.